서현동 바둑 괴물

바둑 괴물 탄생 스토리

by 조연우


내 25년의 인생을 바꾼 그 날에 대해 얘기 해보려 한다.

초등학교3학년까지 난 남들보다 체중은 좀 더 나가고 힘이쎘지만(초딩때 사과쪼갬) 그냥 평범한 아이였다.

공부는 반에서 중간성적 이하였고 공부보다 운동을 훨씬 좋아했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피구나 축구를 신나게 하는게 하루중 가장 소중한 일과였다.

그때까지는 꿈도 없었고 꿈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조차 없었던 것 같다.



9살 어느 날, 같이 운동하던 친구가 어딜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 그곳에 도착해 문

을 열고 들어가니 딱,딱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 들어보던 소리였고 그곳은 굉장히 신비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알고보니 거긴 바둑교실 이었다.

친구는 바둑교실을 다니고 있었고 원장님이 친구를 데려오면 선물 준다는 말에 날 데려간 것이다.

그 친구는 선물을 받고 바둑교실을 좀 더 다니다 그만두었다.


바둑교실을 따라간 날 내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바둑교실에 간 첫 날 바둑의 가장 기본적인걸 배웠다. 돌 잡는 것부터 배우고 거기

있는 다른친구들과 바둑을 두었다. 두는족족 대판 깨졌지만 바둑판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오묘함에 제대로 빠진 것이다.

그 다음날, 또 다음날 매일 바둑교실을 갔다. 학교끝나면 운동장이 아니라 바둑교실을 가게 됐다.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바둑을 뒀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뭔가에 푹 빠져본건 처음이었다.

바둑선생님은 내가 하도 집에 안가서 “너가 가야 나도 집에 가지 이 녀석아” 라고 늘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바둑은 내 인생전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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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때 바둑을 시작했고 매일 바둑에 미쳐 지내다보니 실력이 쑥쑥 늘

었다. 원장님께서 그때 내게 붙여주신 별명은 ‘괴물’ 이었다. 서현바둑교실에 괴물이 나타났다며 다른원장님들한테 자랑하시는 걸 몇 번 들었다. 바둑몬스터였던 나는 먼저 서현바둑교실을 재패하고 그 뒤 성남시 대회에 나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성남시 바둑대회 어린이부에서 우승을 했다.

그리고 전국대회를 나갔는데 이때 전국에는 정말 많은 아이들이 바둑을 두고 내 또

래인데 나보다 훨씬 잘두는 친구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초등학교 4학년때 난 바둑프로기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부터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눠주시는 종이에 있는 장래희망란에 ‘바둑프로기사’라고 적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오전수업만 주로 하면서 학교를 오전에 다니고 오후에는 바둑에 전념했다. 우리가족이 해외여행을 장기간 다녀올 때도 난 기원에서 바둑공부에 전념했다. 기원에 와서 잘때까지 바둑공부를 했는데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중학교 1학년이 돼서 전문 바둑도장을 들어갔다. 그곳은 바둑프로기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훈련하는 곳이었다. 거기 들어갔을 때 내가 또래친구들보다 약했다. 매번 지고 유망주리스트에 올라간 적이 없었다. 도장을 몇 달 다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 인생 첫 승부수를 날리기로 결심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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