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저 들어가도 되나요?
오펜 제출에 성공했다. 단막 4개를 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3개에서 만족해야 했다.
난 나의 4번째 단막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마지막 단막을 제시간에 완성하지 못할 것을 자각한 순간, 결국 울음이 터져버렸다.
이전에도 언급했다시피, 나의 직업은 12월과 1월이 가장 바쁜 시기이다. 12월 말까지는 어떻게 잘 버텨왔는데, 12월 말 1월 15일까지 마감해야 하는 업무를 배정받게 되었다. 시간이 조금 빠듯해 보이긴 했지만 이미 완성된 시나리오와 20장 넘게 써놓은 대본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무리한다면 마지막 단막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침 7시 반에 기상하여 새벽 2시~3시에 잠이 들면서도 대본 한 줄 고치지 못하는 생활을 5일... 10일을 이어가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나의 업무량 앞에 나의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1일, 노트북 앞에 앉아 스크린만 보며 멍 때리고 있는, 자정까지 몇 분 안 남은 상황. 나는 남편에게 “나 일 그만두면 안 돼?”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투정은 곧 화로 변했다. 그리고 나는 내 분에 못 이겨 울기 시작했다. 그렇다. 미친X이 따로 없었다.
과거 이러한 일들을 수두룩 겪어봤다. 노력하고 노력해도 너무나 버거워서, 어쩔 수 없이 무언가 포기해야 하는 상황 말이다.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직장인이 되어서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늘 그랬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는 언제나 늘 하고 싶은 일을 포기했다. 이번에도 똑같았다. 글 쓰는 것은 즐겁지만 아직까지 나의 취미이고, 일을 즐겁지 않지만 생계가 달린 문제였다. 남편은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엉엉 우는 나를 보며 그저 '미안하다'라고 했다.
그렇게 노트북 앞에서 눈물과 함께 맞이한 12일. 난 손으로 눈물을 쓱쓱 닦고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바 하나를 꺼내어 먹으며 다시 일을 시작했다. 14일 새벽 4시에 잠이 들어 15일, 일을 마감하고 나의 작업 노트북을 열었다. 그리고 휘리릭, 본 듯 만 듯 대본을 습관처럼 점검하고 단막 3개를 오펜에 제출했다. 그리고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오늘, 이렇게 한가롭게 브런치의 글을 작성하고 있다.
속상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무진장 속상하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2023년 오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망생이의 삶을 시작한 나. 망생이의 길을 멀고, 험하고, 좌절의 연속이지만. 다시 한번 들뜬 마음으로 오펜의 문을 두드려본다.
작가의 문아, 제발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