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더로우 버킷백 가방

단순한데 자꾸 눈이 가는 가방

by 애미야 잡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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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가방을 볼 때 눈에 띄는 디테일에 먼저 끌렸던 것 같다. 장식이 있거나 로고가 분명한 디자인이 더 쉽게 기억에 남았고, 그만큼 금방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손이 가는 건 전혀 다른 종류의 가방이었다. 특별히 설명할 것이 많지 않은데도 분위기가 있고, 어느 옷차림 위에 올려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디자인. 요즘 내가 자주 눈길을 주게 되는 것도 바로 그런 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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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본 자라 가방 역시 그랬다. 한눈에 보기에도 군더더기가 없고, 형태 자체로 인상을 남기는 버킷백이었다. 선이 지나치게 날카롭지도 않고 너무 흐트러져 보이지도 않아서, 딱 적당한 균형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니멀한 숄더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비슷하게 느낄 것 같다. 특별히 과장된 요소 없이도 충분히 멋이 나는 종류의 가방 말이다.


검정 가방은 익숙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까다롭게 보게 된다. 비슷해 보여도 어떤 건 지나치게 무겁고, 어떤 건 또 너무 밋밋하다. 그런데 이 자라 가방은 단순한 블랙 버킷백인데도 답답한 느낌이 덜했고, 담백한데도 심심하지 않았다. 어깨에 툭 걸쳤을 때 코디를 정리해주는 힘이 있을 것 같았고, 셔츠나 니트, 자켓 같은 기본적인 옷차림과도 무리 없이 어울릴 것 같았다.


문득 이런 가방을 보고 있으면 더로우 무드가 떠오른다. 로고나 장식보다 실루엣과 비율로 분위기를 만드는 방식 때문이다. 물론 완전히 같은 결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라 가방 안에서 그런 미니멀한 결을 떠올리게 하는 면은 분명히 있었다. 버킷백이면서도 숄더백처럼 가볍게 들 수 있고, 스타일에 따라서는 더로우 크로스백 같은 담백한 인상도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무엇보다 애쓴 티 없이 전체 룩을 정돈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오래 들게 되는 가방은 이런 것들일 것이다. 처음 봤을 때의 강렬함보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섞이는 힘이 있는 가방. 출근할 때도 어색하지 않고, 주말에 가볍게 외출할 때도 부담이 없는 가방. 자라 버킷백은 그런 쪽에 가까워 보였다.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물건들, 그래서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물건들. 요즘은 그런 가방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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