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로퍼

자라 소프트 셔링 로퍼 깔끔하게, 단정하게

by 애미야 잡화점
투앤드페이스 언니카페.png

요즘은 신발을 고를 때도 예전과는 조금 다른 기준이 생겼다. 눈에 띄는 디자인보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쪽, 한 번 신었을 때보다 여러 번 자연스럽게 손이 갈 것 같은 쪽에 더 마음이 움직인다. 특히 로퍼는 더 그렇다. 단정한 신발이지만 너무 단단해 보이면 금방 멀어지고, 반대로 지나치게 힘이 빠져 있으면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 사이 어디쯤에 있는 디자인을 만나면 괜히 오래 보게 되는데, 자라 소프트 셔링 로퍼가 딱 그런 인상이었다.


김나영 로퍼 보러가기

image.png

처음 눈에 들어온 건 앞부분의 셔링 디테일이었다. 로퍼 특유의 반듯한 분위기를 그대로 두면서도, 너무 딱딱하거나 무겁게 보이지 않게 해주는 요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전체 실루엣이 조금 더 부드럽고 유연해 보였다. 슬랙스와 함께 신으면 지나치게 포멀하지 않고, 데님과 매치하면 애쓴 티 없이 정돈된 느낌이 날 것 같았다. 요즘 자주 말하는 미니멀한 무드라는 것도 결국 이런 균형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었다.


문득 이런 신발을 보고 있으면 더로우가 떠오른다. 화려한 장식이나 과한 설명 없이 실루엣과 분위기만으로 충분히 인상을 남기는 방식 때문이다. 그래서 자라 로퍼 가운데서도 이 제품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더로우 저렴이라는 말을 붙여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아마 비슷할 것이다. 완전히 같은 무언가를 찾는다기보다, 담백하고 정리된 분위기를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것.


좋았던 건 이 로퍼가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날에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점이다. 니트와 팬츠를 입은 날, 셔츠에 데님을 더한 날, 별다른 고민 없이 고른 옷차림 위에 자연스럽게 얹힐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자주 손이 갈 것처럼 보였다. 어떤 아이템은 처음엔 강하게 끌리지만 금방 낯설어지고, 어떤 아이템은 조용히 스며들어 오래 남는다. 자라 소프트 셔링 로퍼는 후자에 가까워 보였다.


아마 그래서 사이즈도 더 신중하게 보게 되는 것 같다. 오래 신을 것 같은 물건일수록 처음부터 내 걸음에 잘 맞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니까. 특히 로퍼는 발볼이나 발등에 따라 느낌이 꽤 달라져서, 익숙한 사이즈 숫자만 믿고 고르기엔 늘 조금 망설여진다. 재입고를 기다리는 이유도 결국 비슷할 것이다. 한 번 눈에 들어온 디자인은 쉽게 잊히지 않고, 마음에 남은 신발은 괜히 다시 찾게 되니까.


결국 오래 좋아하게 되는 건 대개 이런 것들인 것 같다. 유행을 크게 타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취향과 잘 맞고, 편안한 차림에도 무심하게 균형을 잡아주는 물건들. 자라 소프트 셔링 로퍼는 화려하지 않지만 충분히 분위기가 있었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더로우 로퍼 같은 담백한 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무를 만한 신발이었다.


김나영 로퍼 보러가기



작가의 이전글자라 더로우 버킷백 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