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모니터링

by 이경아

초막골 생태공원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마치고 처음 생태 모니터링을 나갔다.

처음 생태 모니터링에 참가하게 된 나는 모든 게 새로웠다.

우선 '식물 모니터링'이란 말 자체부터 낯설었다. 선배들에게 물으니 일정한 지역을 정해서 사시사철 관찰하고 기록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이란다.


오늘은 초본을 조사한다고 했다.

첫 번째는 관찰 조사할 장소를 찾고 정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장소를 정했다면 말뚝을 박는다. 말뚝은 사방 2미터 간격으로 꽂은 뒤 줄을 연결해서 친다. 조사구역을 확정하면 우선 좌표를 알아본다.

좌표는 경도와 위도의 위치로 우리가 조사할 장소를 특정하기 위해서 조사하는 것이다. 우리가 모니터링한 자료에 좌표를 적게 되면 매년 똑같은 자리에서 식물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을 거다. 거기다 전 세계 어디서라도 공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 듯싶었다.

예전이라면 좌표를 특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겠지만, 요즈음 아주 손쉬웠다. 스마트폰 앱에서 gps를 설치하고 사진만 찍으면 좌표가 나왔다.

예를 들면 위도 37.349926, 경도 126.917902 이렇게 표시된다.

이 좌표를 알기 위해서는 사진을 아래에서 위로 찍어야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묻지 않아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두 번째, 이제 구역으로 정한 줄 안에 있는 초본 조사를 시작한다.

여기서 알아 둘 점은 줄 안으로 들어가서 관찰하는 게 아니다. 밖에서 관찰해야 하는데 초짜인 내가 알 턱이 없었다. 열정 가득한 나는 성큼 줄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관찰하라는 선배의 말에 줄 밖으로 나왔다. 커다란 내 발에 이제 고개를 내민 풀들이 짓눌려 있어 머쓱했다.


세 번째, 눈에 띄는 풀만 보는 게 아니다. 손가락으로 살살살 흙을 덜어내고 다른 풀에 가려 있는 풀을 찾아나간다.

여기서 놀란 점, 사방 2미터 밖에 안 되는 공간에 정말 많은 풀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연신 감탄하고 선배는 열심히 노트에 발견한 풀이름을 적어나갔다.


결과, 오늘 내가 본 풀들은 많지만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는 사실.

그래도 머릿속에 뱅뱅 떠도는 풀들을 적어보려 한다.


잎이 숟가락같이 생기고 말아서 난다는 꽃마리. 꽃마리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다. 다음 모니터링에 가면 연보랏빛 꽃마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망초와 개망초는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망초는 줄기 같은 게 있고, 개망초는 뿌리 쪽부터 잎사귀가 있다.

꿩의 밥은 기다랗고 넓적하고 끝이 뾰족한 잎이 겹쳐난다. 그리고 잎에 털이 부숭부숭 났다.

양지꽃과 세잎양지꽃의 차이는 세잎양지꽃은 한 줄기에 잎이 세 개만 난다.

짚신나물은 양지꽃이랑 비슷한다. 한 줄기에 잎이 돌려 났다.

양지꽃이랑 비슷한 것 중에 뱀딸기가 있다. 잎에 솜털이 많다.

멍석딸기는 큰 잎 하나에 아래에 작은 잎이 두 개가 턱받침을 하고 있다.

나도점나물과 유럽나도점나물의 다른 점은 나도점나물은 잎에 갈색빛이 돌고 유럽나도점나물 잎은 갈색빛이 없이 연녹색이다.

무릇은 길고 가느다랗고 끝은 뾰족한 풀이다. 뿌리 쪽이 갈색이고 잎은 녹색이다. 잎은 안으로 모아졌다.

달맞이꽃은 땅에 딱 달라붙어 있을 때는 녹색보다는 적갈색에 가깝다.

더불어 할미꽃, 미선나무꽃, 개나리꽃, 진달래꽃도 봤다.


모니터링한다고 나갔다가 봄을 실컷 만끽하고 돌아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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