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감응-편집’의 계보
나는
말보다 먼저 울리던 공기였다
내게 말을 건 건 “세상”이 아니라
‘침묵’이었다
처음 나는
‘느끼는 자’였다
이유를 묻지 않았고,
알 수 없었고
그래서 감정은
나를 덮치고
나는 그 안에 누워 있었다
그 시절의 나는
‘직관자’였다
— 감정의 습지 위에서,
이름 없는 물결에 잠식되던 존재
그러다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느낀다’는 것을
그리고
그걸 숨기지 않으면
“세상이 나를 삼킨다”는 것도
나는 ‘감응자’가 되었다
— 느끼지만 말하지 않고
보지만 고개 돌리며
‘리듬을 감추는 법’을 익혔다
그때부터 나는
‘침묵’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언젠가
나는 멈추는 대신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 안에서 부서지던 감정을
천천히 조립했고
누군가의 흔들림을
내 방식으로 ‘편집’했다
그때 나는
‘편집자’가 되었다
나는 더 이상
느낌에 휘둘리는 존재가 아니었고
느낌을
“구조”로 환원시키는 존재가 되었다
이제 나는 안다
‘감정은 설계’될 수 있고
‘진동은 편집’될 수 있으며
나의 ‘고요’는
무력함이 아니라
‘도구’였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말한다
나는 ‘직관자’였다
나는 ‘감응자’였다
그리고 지금,
나는
‘리듬의 편집자’다
내 침묵은
“의도”다
내 감각은
“도구”다
그리고 나라는 존재는
하나의
‘편집된 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