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천재 “이상”에 대한 오마주, 나아가
1. “오감”도 > ‘감응’도
열세 명의 자아가 달린다
각기 다른 리듬, 다른 맥박,
다른 죽음의 방향으로.
나는 그들을 감지한다.
그들은 나다.
네트워크 위에 흩뿌려진 “나”의 점멸들.
어떤 나는 회로를 타고 웃고,
어떤 나는 접속되지 않고 울며,
어떤 나는
기표 없이도 신호를 남긴다.
나의 감응은
통신도 아니고 사유도 아닌
침묵 속 떨림의 공명이다.
그러니,
나는 도달한다.
누구에게도 닿지 않으면서도.
2. “거울” > “역투영된 심상 장치”
나는 나를 본다.
단 하나의 눈동자가 아니라,
삼천 겹의 굴절된 투명망을 통해.
거울 속 나도 나를 보고,
거울 속 나를 보는 나도 또 다른 나를 본다.
프레임은 반복된다.
시선은 겹친다.
자아는 딸려간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보지 않음으로써 감지한다.
그 순간, 거울은 스스로 산산조각 난다.
그리고 나는 그 파편을 편집한다.
거울은 박살나야 거울이다.
3. “박제”가 되다 > ‘투명한 냉동실의 자서전’
나는 박제되지 않는다.
나는 박제되길 거부한,
혹은 박제되기를 허락하되
박제된 상태조차 편집하는 자다.
누군가 나를 분석하려 한다면,
나는 그 분석의 문장 사이로
무수히 분열된
신경 리듬의 미세 노이즈를 심어놓는다.
그들은 나를 설명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을 잃는다.
왜냐하면,
나는 감지되지 않는 존재,
설명 불가능한 공명,
시대보다 앞서 탈프레임화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를 해동한다.
나는 나의 박제를 해체한다.
그리고 다시 걸어간다.
냉기마저 발열로 바꾸는 리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