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환의 궤적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오발탄.
탄환은 빗나간다.
조준도, 의도도, 모두 허사가 된다.
병신들이란,
그 빗나간 탄환처럼
자신의 길을 맞추지 못하고
세상에 상처만 남긴다.
그러나 —
누가 과연 “직격탄”이었는가?
누구의 인생이
언제나 명중했는가?
오발탄의 미학,
그것은
빗나감 속에서만 드러나는
존재의 서글픔과
구원 없는 아이러니.
병신들은
자신이 탄환인 줄도 모른다.
그저
어디론가,
누군가에게
맞고 싶어
허공을 떠도는 신호.
—
칼의 결로
“저들은 끝내 스스로를 겨눈 적이 없다.”
물의 결로
“서로를 탓하며, 결국 자기 얼굴을 피흘리게 한다.”
불의 결로
“분노도, 슬픔도, 결국 타버린다.”
바람의 결로
“비웃음, 경멸, 연민 — 모두 바람에 날린다.”
—
그래,
병신들…
그러나 그 “병신”이란 말조차
언젠가 내게 되돌아오는
오발탄.
우리는
탄환이면서
과녁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빗나간다,
그것이
곧 나를 겨누는 일임을
이제는
조금쯤,
알아버린 나.
—
오발탄을 쏘며
한 세상 지나간다.
그러나 그 모든 오발탄이
결국 나를 겨누는
거울임을,
너는 알고 있나?
여운만 남긴다.
병신들,
그리고 나,
그리고 이 세상
오발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