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일
정상을 향해 가는 과정은 점점 더 오묘해지는 과정이며, 종국에는 침묵을 향해 가는 과정이다. 정상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말이 아닌 행동으로, 허영이 아닌 진심으로, 겉치레가 아닌 사람 그 자체가 풍기는 느낌으로 승부하게 된다.
스티븐 잡스의 모토였던 “Simple is the best.”는 진정한 미학이 무엇인지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경구이다. 다만 여기에서의 단순함은 무지에서 비롯된 단순함이 아닌 복합성에서 비롯된 단순함이어야 한다.
아이의 천진난만한 단순함과 성인(聖人)의 오묘한 단순함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바보와 현자가 겉보기에는 한 끝 차이처럼 느껴지나, 바보가 방출하는 무지의 무지와 현자가 뿜어내는 무지의 지, 지의 무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바보와 바보철학은 다른 것이다. 고귀한 인생을 살고싶다면 결국 원초적 단순함에서 미학적 단순함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