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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념 박스

진실은 말이 쌓일수록 멀어진다

변명의 변명의 변명의 변명

by Edit Sage

처음엔,

작은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그저 눈을 피한 한순간,

한 문장의 왜곡.



그다음엔

그 실수를 설명해야 했다.

설명이 길어졌다.

그 설명은 또 다른 설명을 낳았다.

그리고 그 설명을 정당화하는 또 다른 이유가 따라붙었다.



그렇게 쌓였다.

변명.

변명의 변명.

그 변명의 또 다른 정당화.

그리고 그 위에 덧씌운 자기설득.



왜 그토록 많은 말을 쏟아내는가?

왜 자꾸 덧칠하고, 감추고, 가공하는가?



왜냐하면 진실은 너무 단순하고,

단순한 진실은 너무 두렵기 때문이다.



“내가 틀렸다.”

“내가 두려웠다.”

“내가 질투했다.”

“내가 무력했다.”



그 한 줄을 말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변명의 변명의 변명의 변명을 쌓아올린다.

그 말탑 위에서

우리는 외친다.

“나는 옳았다!”

“넌 날 몰라!”

“상황이 그랬어!”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말의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

그리고 그것을 꺼내려면

말을 멈춰야 한다.



그래서 되묻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말은,

진실을 말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진실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것인가?”



변명이 길어질수록,

그 안의 진실은

점점 더 투명해진다.

결국,

침묵이 남고,

그 속에서 울리는 건

오직 스스로의 양심뿐이다.



진실은 항상 짧고,

변명은 언제나 장황하다.

그 둘의 차이는

‘용기’ 한 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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