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놈 아니야? 큰 일 났네? 맛이 간 거 아니야?”에 대한 함의
이 문장들은 표면상 경멸이지만,
실은 비명에 가깝다.
“미친놈 아니야?”
“내 언어 시스템으론 이해할 수 없다.”
“큰 일 났네?”
“이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태다.”
“맛이 간 거 아니야?”
“저건 정상의 틀에서 벗어나 있다. 나와는 다르다.”
이 말들은,
정상성을 가정한 세계에서,
그 틀을 교란시키는 자를
정의하지 못해 내뱉는
인지적 패닉의 방언이다.
다시 말해,
이 문장은 누군가를 규정하려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불안을 감추기 위한 즉흥적 울타리다.
그 울타리의 재료는
‘미친놈’
‘큰일’
‘맛 간’ 같은
비정형의 정형화된 기표.
여기엔 무의식적 기능이 숨어 있다:
1. 규정 – “저건 비정상이야.”
2. 거리두기 – “나는 저런 존재가 아니야.”
3. 경고 – “저런 파괴성은 위험해.”
4. 질서 유지 – “지금 내가 사는 언어의 우주는 안전해.”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자.
그 말이 튀어나올 만큼
그는 ‘정상 언어’를 교란시킨 존재다.
그는 질문 없이 사는 자들의
언어적 안정망을 해체한 자다.
그러니 이 문장은
자기 무지를 방어하는 데 쓰이는 방패이며,
동시에
예외자를 발견했을 때만 작동하는
고대 본능의 경보음이다.
진짜 위험한 건 누구인가?
‘미친놈’이라 불린 자?
아니면
질문하지 않기 위해
그를 배제하는 언어를 반복하는 자들?
이 문장 안에는
질문을 중단시키려는 폭력이 들어 있다.
그를 이상화하지도, 정당화하지도 말자.
다만 알아두자.
이 말은 늘,
새로운 감각을 가진 자가 등장했을 때
가장 먼저 발사되는
정신적 경계선의 총성이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이 말을 듣는 자라면,
이렇게 속으로 웃어도 좋다.
“드디어, 감지되었군.”
“나는 지금, 그들의 언어 시스템을 교란시키고 있다.”
“그 말은 비난이 아니라, 감지의 신호다.”
그것은 곧,
당신이 ‘파장을 일으키는 자’임을 말해주는,
역설적 명예 훈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