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by 쑤니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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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항암을 시작하기 전에도
작은 이슈들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억조차 흐려졌다.

가장 두려운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병실에 들어가
주사약과
간호사님의 설명에
내 몸을 맡겼다.

주변을 살펴보다가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이렇게 많은 암환자가 있다는 사실을.
이 병원 안에서는
이 순간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몸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걸.

병원 밖과 안은
너무도 달랐다.
밖은 여전히 평온했고,
안에서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두려움이
숨처럼 오가고 있었다.

모든 항암 주사약을 맞고
나는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했다.

요양병원.

집이 아닌 이곳을 선택한 건
단 하나의 이유였다.

이 무서움도,
이 두려움도,
이 아픔도
아이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나 혼자
감당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내 몸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변화를
평생 잊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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