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예술인가

by 아서 단토

by 봄봄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무엇이든 넘쳐난다. 현대미술도 그렇다. 예술가도 많고 미술작품도 많다. 바야흐로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고 무엇이든 미술작품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런데 과연 정말 그럴까? 무엇이든 미술작품이 될 수 있을까?



아서 단토의 책 <무엇이 예술인가>에서는 아니라고 답한다. 작품을 대할 때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무엇이든 미술작품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예술품에는 보편적 속성이 있으며, 그런 속성을 갖지 못한 작품은 예술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무엇이 예술인지 정의를 내리기 위해 예술의 보편적 성질을 설명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이 등장하면서 실제 모습과 똑같이 표현하는 ‘재현’이 더 이상 예술의 정의가 될 수 없었던 19세기부터 시작해 피카소와 마티스를 통해 미술의 급진적인 변화 과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마르셀 뒤샹앤디 워홀의 작업을 바탕으로 현대미술의 속성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내가 보기에 뒤샹이 발견한 철학적 통찰은 예술은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심미적 즐거움이 예술의 모든 것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던 시대에 예술의 중요성은 예술에는 이렇다 할 심미적 특성이 없다는 사실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레디메이드의 가치였다. 미적이지 않은 예술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예술은 철학적으로 미적 가치와 무관하다는 인식은 철학의 분위기를 일신시켰다.”



저자가 현대미술의 속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도전장을 내민 작품은 앤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였다. 책에서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이 현실세계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자세하고 길게 설명한다. 슈퍼마켓에 쌓여 있는 브릴로 상자는 미술작품이 아닌 반면 이 브릴로 상자를 똑같이 재현한 워홀의 <브릴로 상자>는 왜 미술작품이 되는지를 이해한다면 비로소 저자가 주장하는 예술의 보편적 속성에 대해 납득하게 된다.



내 생각을 말하자면, 만일 눈에 보이는 차이가 없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브릴로 상자 안의 브릴로 수세미처럼 상자에 가로막혀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항상 안 보이는 특성이 있어야 한다. 나는 본질상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런 두 가지 특성을 제시한 바 있다. 나는 예술 철학에 관한 첫 번째 저작에서 예술작품은 어떤 것에 관한 것이라 생각했고, 그러므로 예술작품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우리는 의미를 추론하거나 파악하지만, 의미는 전혀 물질적이지 않다. 그래서 주어와 술어로 구성되는 문장과 다르게, 의미는 그것을 담고 있는 사물로 구현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나는 예술작품은 구현된 의미라고 선언했다.”



현대미술은 난해하고 기괴한 면이 많다. 이 작품이 과연 무엇에 관한 것인지, 왜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한번 보고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널려 있다. 오늘날의 많은 예술작품은 아름답지 않다. 현대미술은 눈에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그 작품이 지닌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에서 작품의 진정한 가치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서 단토의 <무엇이 예술인가>는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무엇이 예술인가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읽어가는 과정에서 힌트를 알아채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이어진다. 저자의 장황하지만 유려한 글을 읽어가다 보면 글 자체는 재미있지만, 중간중간에 ‘이 책에 무엇에 관한 책이었지?’ 하고 반문하게 된다. 한 번 읽으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아리송한 표현들이 많다. 몇 번씩 읽고 곱씹어 생각하면 겨우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책을 다 읽고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부분도 있다. 집중해서 머리를 쓰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