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 2022년
격조헀습니다.
먹고사는 일로 조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틈이 나는 대로 쓰고자 했는데 욕심과는 다르게
마음을 쪼개어 담는 일이 수월하지 만은 않더군요.
마음을 다 담지 못할 바엔 차리리 채우자는 생각에
열심히 읽고 있는 요즘입니다.
간사하죠.
쪼개어 담진 못해도 채우는 건 그래도 수월하니 말입니다.
구독 중인 작품들과 이야기들을 틈이 나는 대로 읽고
브런치 나우에 들어가 만나지 못했던 작가님들과
작품들을 찾아 읽습니다.
찾아 읽었다기보다는 발견이 맞겠네요.
"쳇! 세상에 이런 이야기들을 자기들끼리만 읽었다니"
그리고 저만의 소소한 덕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작은 저의 예의 없음이었죠.
어느 날인가 저의 읽는 태도가 참 무성의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돈 들여 구매한 책이라면 그래도 예의는 지켰다고 생각하죠.
전문가들이 책정한 일정액을 지불했으니까요.
도서관에서의 대출 도서도 그렇고요.
충분히 생각하고 기다리고 발품을 팔아 손에 들기까지의
최소한의 공수는 들였으니까요.
그런데요. 자, 휴대폰을 켜고 브런치 나우를 들여다봅니다.
한 작품이 눈에 띄어 읽습니다.
좋게 읽어 'like it'을 누르기 전, 멈칫합니다.
"뭘 알고 'like it'을 누르려고 하는 거니?"
이전의 글들이 무시당한 느낌이 들더군요.
글들에게도 미안하고 애써 지으신 작가님께도 죄송스러워
이전글을 클릭하여 읽습니다.
그리고 또 멈칫!
"언제부터 책을 거꾸로 읽었는데?
단편집도 에세이도 하물며 시도 차례가 있고 목차가 있는데.
사서 읽는 책도 그렇게 읽을 거야?"
성의까진 아니어도 예의는 지키고자 시작한 게
무척이나 재밌고 나름 뿌듯한 덕질이 되었습니다.
브런치 나우에 들어가 눈에 들어오는 작품을 하나하나 읽어보죠.
그리고 팍! 하고 마음에 들어오는 글이 있습니다.
"자,,, 덕질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안경을 닦아 고쳐 쓰고 읽기를 시작합니다.
그 작가님이 발행한 모든 브런치북과 연재 중인 매거진,
브런치북으로 엮기 전의 글들까지 모두 읽어냅니다.
작가님의 생각의 흐름, 사건의 결말, 그 후의 다짐들까지.
참견은 뒤로 미뤄두고 그저 전부 읽습니다.
글이 너무 좋기도 하거니와 저만의 가름끈이랄까요.
혹은 '전 지금 작가님을 덕질 중입니다'라고
티라도 내고 싶은 걸까요.
모든 읽은 글엔 가만히 'like it'을 누릅니다.
아, 간혹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감히 말씀드리건대
올리신 글과 이야기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진심이라고요.
간혹 댓글을 남기기도 합니다.
'읽게 되어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구독 버튼을 누릅니다.
이제 정말 작가님의 다음 글과 이야기들이 궁금해졌으니까요.
가끔, 한 편의 글을 읽고 잠시 그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정말 기분 좋은 일이 가끔 일어나는데요, 이런 거예요.
어느 작가님의 글에서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댓글을 발견하기도 하고 나와 같이 그 작가분을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도 만나기도 하고
내가 남긴 댓글에 작가님의 댓글도 발견하고요.
주책맞게도 간혹 용기 내어 일부러 아는 척을 할 때도 있답니다.
"와!! 작가님! 저 이 이야기 좋아해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작가님이에요"
"정말요? 저도 펜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와 작가님을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도 좋아하는 거, 어쩌면 지극히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 글이 좋았다고 생각하니 정말 읽길 잘했다는 생각에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고요.
이래서 덕질을 하게 되는구나 크게 납득도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은근 말이 많은 저를 발견합니다.
'어라! 나 판타지 좋아했네'
'재테크와 세계 증시? 아, 경제 이야기만이 아니었구나'
'훔... 양희은의 여성시대인가요, 고생하고 슬픈 거 싫단말이에요'
'제임스웹이라... 지웅배 선생 덕분에 제가 좀 알죠'
'헐... 결국 죽인 건가요. 그 사람 좀 나쁘긴 했어요'
'오늘도 까르르 아이들은 천사죠'
'고양이는 사랑이지,, 나만 없어 고양이.'
'작가님. 똥손이라니욧! 금손이잖아요'
'아.. 제발 그만 아프면 안 돼요. 속상하단 말이에요'
'키워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울 엄니 생각하면 공감이 갑니다'
'그곳에서는 평안하실 거예요. 저의 아버지도 그러실 거라 믿거든요'
'아! 너무 좋아요. 날이 푹하다 했더니 글이 따뜻했네요'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어요!!!'
아마 올해 들어 제일 잘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나의 소소한 덕질
용기 내어 시작했지만 여전히 부끄럽고 창피한 나의 글쓰기.
그럼에도 애써지어 내어 놓으신 많은 작가남의 글 덕분에
여전히 부끄럽고 창피한 게 저만은 아닌 것 같아
꽤나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나만의 덕질, 그리고
조금 담담하게 할 수 있는 나의 글쓰기.
[구독] 대신 [팔로우]가 자리 잡아 조금 서운하지만
그래도 이곳이 저에겐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인 것 같습니다.
사람을 이렇게도 변하게 하니까요.
당신이 보이는 툇마루가 있어 무척 즐겁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정도면 성덕이죠?
info.
영화_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 2022년
좋아하는 문장_ "아라~! 키스???"
좋아하는 장면_ "우라라의 달리는 장면, 유키의 읽는 장면"
덧_ 저에겐 정말 좋은 영화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epil.
어느 날 갑자기 '구독' 대신 '팔로우'가 자리하게 되었네요.
구독할 만한 글일까라는 생각은 조금 창피하고 많이 감사한데
팔로우할 만한 인간일까 생각하면 이건 차원이 다른 창피함이라...
커뮤니티라고 생각하면 팔로우도 맞는데.
커뮤니티의 성격을 생각하면 구독이 좋은데.
왠지 움츠려 드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글 쓰는 손만 봐주시길...
그렇다고 손도 그리 곱지 않아서...
마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