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증후군

by 일화


당신은 자신의 선택을 믿는가?


때때로 우리는 내면을 감추고 이상적인 모습을 연기한다.


착하거나 말을 잘 듣는 건 좋은 것, 착하지 않거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나쁜 것으로 규정한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 선한 것, 혹은 이상적인 것을 연기한 경험이 있는가?

기억 속 어린 나는 언제나 스스로를 억압하고 있었다.

가난을 경험으로 학습하고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 비참함을 알기엔 너무나도 어렸다.

유년기의 나는 행복했다. 아니, 행복했었을 것이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는 그 어떤 대가도 필요하지 않았으니...

집에 돌아가면 언제나 모친이 날 맞아주었다.

그날의 식사를 준비하며.. 난, 친구들과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놀이터에서 누구를 만났으며 처음 만난 친구들과 무엇을 하고 놀았다고.

아버지의 귀가 시간에 맞춰 우리는 밥상을 차린다.

풍족하진 않았지만 일상에 녹아든 식사를 지금도 가끔 그리워한다.

우리 가족의 하루는 특별하진 않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했을 것이다.

하루는 한 아이의 집에 놀러 갔었다

아이의 가정은 유복했고, 집에는 처음 보는 것들로 가득했다.

갖가지 장난감들과 침대, 무엇보다 자신의 방이 있다는 것과 아이의 컴퓨터가 가장 부러웠다.

귀가한 나는 여느떄와 같이 하루 일과를 늘어놓았다.

누구의 집에서 놀았으며 그곳은 어땠고 무엇을 보고 왔노라고

나도 그 아이처럼 나의 방과 컴퓨터를 가지고 싶다고.

아이의 순수한 호기심과 부러움은 때때로 부모의 심장에 못을 박는다.

자라면서 점점 원하는 것들이 생겨나고, 나는 우리 가족과 남을 비교하려 들었다.

무심하게도, 저 아이는 많은 것들을 누리며 사는데 왜 나는 그렇지 못하냐 물었다.

우리 가족에게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다.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며 점점 형편이 어려워졌다.

부모의 다툼은 잦아졌으며 이윽고 폭력이 오간다.

난 모든 일들의 원흉이 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착한 아이가 아니라 부모님이 다투시는 거야"

"내가 착한 아이가 되면 다시 전처럼 화목한 가족이 되겠지?"

그날부로 나는 욕심을 버렸다.

남들에게 당연한 것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

굳이 더 많은 것들을 누리고자 하지 않았다.

난, 괜찮아요 라는 말이 입에 배인 아이가 됐다.

무엇을 갖고 싶단 말도, 무엇을 먹고 싶단 말도 하지 않는

무덤덤한 아이가.

난 내가 이성적이고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었다 생각한다.

주변인들은 내 냉정함이 부럽다 말하지만 어쩌면 난 철없는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남들처럼 아무 걱정 없이, 기껏 모은 돈으로 사치를 누리며 명품, 호캉스에 목숨 거는

한심한 인생이 가끔은 부럽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지만 어린 시절의 경험들이 지금도 내 선택을 강요한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주변을 의식하며 자신을 감추고 있지는 않은가?


가끔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