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바람줄기를 가늠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밤에 잠자리에 들무렵.
오늘 하루 나의 마음속 감정의 변화는 어때했는지
그리 세어보게 될 때가 있다.
특히나 고단하고 힘들었지만 뭔가 우왕좌왕하고
딱히 만족스럽지 않은 하루를 보냈을 때 더욱 그러하다.
행동은 우리 마음의 창을 여는 것과 같아서
잔뜩 휘몰아치는 마음의 방에 환기를 시켜주고
이리저리 부딪히며 돌아다니던 바람을
저 멀리 놓아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행동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때론 영육 간의 에너지가 충분치 못하면
창문을 활짝 열지 못해서 그 모든 바람의 대미지를 받고
더욱 힘든 마음으로 하루를 마치기도 한다.
우리 의식의 시선은 비물질을 물질화시키는 힘을 가진다.
바라보지 않으면 그것은 그저 가능성으로 존재하거나
설령 실체화 한다고 하더라도 금세 미약하게 사그라든다.
하지만 우리 마음은 늘 우리의 시선을 받기 원한다.
그래서 마음이 힘든 날은 특히나
힘들게 한 원인 하나하나를 찾고
자괴감이라는 상처를 스스로 마음에 입히기도 한다.
살면서 어찌 모든 일들이 마음먹은 대로 될 것인가.
수시로 변하는 몸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익숙하게 해 오던 일도 힘겹게만 여겨질 때가 있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나의 의지와 더불어 현 상태에 대한 담담한 고찰에 머물 때,
좀 더 종합적으로 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삶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치는 일도 무척 중요하다.
다만 나의 에너지 상태가 완전히 고갈된 상태라면
마음에 이는 바람 줄기들을 모두 세어볼 필요는 없다.
그저 하나의 통합된 공기의 흐름으로 파악하고
잠시 내버려 두고 놓아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바람은 천천히 사그라든다.
의식적 시선을 거두니 점점 더 비물질화 된 허상으로
그 모든 것들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상쇄된다.
그 상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고갈된 에너지가
가뭄 끝에 샘물 고이듯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한다.
일련의 이러한 과정들을 삶에서 훈련하다 보면,
더 자연스럽게 내 마음속 폭풍을 바라볼 수 있다.
때론 마음에 이는 바람을 실체화해서
그 오류를 바로잡는 일에 집중하고,
또 어떤 날은 의도적으로 그 모든 것을 놓아두는 일.
살면서 바람 불지 않는 날이 어디 있냐며 스스로 다독이는 것.
그 조화로운 삶의 태도가 가능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자기중심을 잘 잡고 삶을 걸어갈 수 있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