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세븐틴 (1)

미역국을 먹고 죽은 소년의 미스터리

by 허아른

2024년 1월 1일. 소년이 죽었다. 이건 특별할 것이 없다. 늦든 빠르든 사람은 죽는다. 자살이었다. 이것도 특별할 것이 없다. 청소년의 사망원인 절반이 자살이다. 시신은 자택 욕조에서 발견되었는데, 전라로 물속에 잠겨있었다. 이건 좀 특별하다. 왜냐면, 소년은 동맥을 그어 자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독자살이었다.


“독의 종류는 뭐였나요?”

“의사의 소견으로는 아세틸콜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농약?”

“아마도 그렇겠죠. 빈 농약병도 발견되었고요.”


이것도 그렇게 특이하지는 않다. 나는 수사관에게 다시 물었다.


“유서가 있었나요?”

“예.”

“제1 발견자는?”

“같이 사는 삼촌입니다.”


다시 서류 쪽으로 눈을 돌렸다. 제1 발견자가 시신을 발견한 시각은 1월 1일 저녁 8시. 경찰이 도착한 시각은 그로부터 한 시간 뒤였다. 시신은 미지근한 물 속에 잠겨 있었다. …미지근한 물?


“사망 추정 시각은?”

“발견 시각으로부터 최소 세 시간 전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아무리 빨라도 사망 네 시간 후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겨울인데 네 시간 동안 물이 식지 않았다?”

“욕실 온도 자체가 상당히 높았다고 합니다. 별도의 온열 설비가 되어 있어서요.”


다시 사망한 소년의 서류에 눈을 돌렸다. 양친은 이미 오래전에 사망했고 후견인인 삼촌과 동거 중. 학교 성적은 엉망. 교우관계는 원만.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받은 이력 있음. 출생은 2007년 1월 1일… 1월 1일. 그러니까, 소년이 죽은 날은 생일이기도 했다.


상상해보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소년이 17세 생일을 맞아 농약을 원샷한다. 그리고 침착하게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눕힌다. 대사를 촉진해 독이 더 빨리 퍼지도록? 성적에 비해 꽤 머리가 좋은 편인가? 그래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녁 식사는… 역시 미역국이었겠죠?”

“예.”


수사관이 보고서를 내민다. 위장에 남아있던 음식물은 미역, 덜 익은 소고기… 덜 익은? 뭐 어쨌든, 미역국이겠지. 소화 상태로 보아 식사를 한 것은 사망 한 시간 전 정도.


“미역국은 삼촌이 끓였나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