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미역국에 농약을 넣었을 가능성은?”
“타살 가능성 말씀이죠? 없습니다. 사망자 스스로 농약을 구입한 흔적이 있었고, 뭣보다 농약이라는 게 냄새가 심하니까요. 몰래 넣었더라도 바로 알아차렸을 겁니다.”
삼촌 쪽의 신상 보고서를 들여다보았다. 독신에 재산은 그럭저럭. 직장이나 교우관계에서 특별한 문제 없음. 아버지는 병사. 어머니와의 관계는 매우 좋지 않음. 돈 많은 형이 있었지만, 10년 전 형수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선박 사고로 사망.
그 후 유산 분배 과정에서 소송… 소송?
“이 소송이라는 건….”
“유서 때문에 발생한 소송입니다.”
10년 전, 부부는 선박 사고로 함께 사망했다. 사고 후 유언장이 발견되었다. 거기에는 재산 분배에 관한 내용도 들어있었는데, 동생에게 재산의 절반을 물려주기로 되어 있었단다. 하지만 이 유언장은 법정에서 결국 무효로 판정되었다. 동생은 소송을 걸었지만 결국 패소했다. 이후 부부의 재산은 모두 자식에게 상속되었다.
“무효가 된 이유는 뭐였나요?”
“날짜를 잘못 적었다고 합니다.”
“날짜?”
“예, 2014년인데 2015년으로 적었다더군요. 사망 이후의 날짜로 유서를 쓴 셈입니다.”
그렇군. 유언장이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요건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정확한 날짜, 인적 사항, 자필 수기, 인감이나 지장 날인 중 하나라도 잘못되어 있으면 인정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 삼촌이란 사람은 형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때문에 상당한 재산을 조카에게 빼앗긴 셈이다. 원한이 있을 수도 있겠다. 아니, 꽤 깊을지도….
“주변 인물들 증언은 어떤가요?”
“대체로 비슷합니다. 사망자가 평소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었다거나, 자살했다는 소식이 그리 놀랍지 않았다거나….”
“무슨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거나 하는 그런 이야기는 없나요?”
“…그러고 보니 열일곱 살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는 친구가 있었습니다만….”
열일곱 살이 되고 싶지 않아… 이건 또 뭔가. 열일곱 살이 되고 싶지 않아서 우울증을 앓던 소년이 마침내 17세 생일을 맞아 미역국을 먹고 한 시간 정도 쉰 후, 농약으로 티타임을 가진다. 그리고 욕조에 들어가 따뜻한 물에 몸을 눕힌다… 엉망이다. 챗GPT가 쓴 소설 같다.
“가족관계에 대한 증언은 없나요?”
수사관은 잠시 얼굴을 찌푸리더니 대답했다.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특별한 게 없는 건가요? 아예 없는 게 아니고?”
“…아예 없습니다.”
그런가. 그건 좀 이상하다. 좋든 나쁘든 가족이라면 밖으로 나도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터부시한 게 아니라면 뭐라도 에피소드가 있을 법한데. 예를 들어 유언장 재판 이야기라던가… 유언장, 유언장?
“유언장엔 뭐라고 써 있었죠?”
“예? 그… 동생에게 재산을….”
“아니 그거 말고요. 이 소년의 유언장 말입니다.”
“아 예, 그게….”
수사관은 다시 얼굴을 찌푸렸다.
“삼촌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