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학생이 가장 부러운 이유는 단연 방학이다.
초·중·고등학생은 한 달, 대학생은 두 달 가까운 방학을 매년 두 차례나 누린다.
그 시절엔 몰랐다.
그 방학이라는 시간이, 시간이 지나 이렇게 간절해질 줄은.
나도 대부분의 회사원들처럼 이번 주는 하계휴가를 맞아 쉬고 있다.
고향인 대구에 하루 다녀오고, 집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푹 쉬는 것도 잠시, 머릿속엔 어느새 일에 대한 걱정이 다시 올라온다.
나는 해외 생산 법인과 함께 일한다.
한국 사무실에 앉아 메일을 주고받고, 전화를 하며 전반적인 업무를 챙기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물론 그들 역시 하계휴가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휴가의 시기가 나와 다르다는 점이다.
내가 휴식하는 동안 그들은 여전히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사실을 떠올릴수록 마음이 점점 불안해진다.
내가 복귀했을 때, 어떤 일이 터져 있을까.
다시 예전처럼 빠르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들이 머리를 맴돈다.
휴식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일주일.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한다.
학생 때는 그토록 달콤하던 ‘쉼’이,
이젠 마음 놓고 반가워할 수 없는 시간이 되어버렸다.
기업의 입장에서 직원에게 주는 일주일의 휴가.
그건 정말 구성원의 회복을 위한 배려일까,
아니면 잠시 멈췄다 다시 더 강하게 돌아오게 하기 위한 시스템의 일부일까.
가끔 그런 생각도 든다.
쉼 없이 갈아 넣는 구조 속에서,
잠깐의 휴식을 허용함으로써
그 휴식마저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엔 구성원 스스로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어쩌면 그저 쓸데없는 음모론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느끼게 된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휴식’은 결코 공짜가 아니란 걸.
그건 정말 나를 위한 시간이었을까.
아니면 아주 정교하게 계산된 일종의 가스라이팅이었을까.
오랜만에 오래 쉬다 보니, 별생각이 다 드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