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신기하다. 미국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외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올리는 내용들을 몇 번 보았더니, 미국생활에 대해 얘기하는 내용들이 떠서 몇 번 보게 되었다. 대부분의 미국에서 사는 중상층의 어려움이나 미국의 높은 물가에 대한 얘기들이다.
사실 코로나 이후의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생활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모기지나 대출에 대한 이자가 늘었고, 식비, 주유비 등 피할 수 없는 것들의 가격이 상한선을 모르고 올라갔다. 2018년에 캘리포니아로 처음 이주하였을 때 내 중고 혼다 어코드에 기름을 풀로 채우면 40불 내외로 들던 것이 한참 올랐을 때는 80달러가 넘어갔고, 이제는 70달러 내외를 찍는다. 음식값도 많이 30프로 이상은 오른 것 같은데, 그래서 원래도 안 하던 외식을 더 안 하게 되었다.
그래도 어제는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함께 한국식 고기뷔페를 큰맘 먹고 가서 한 시간을 기다린 후 고기로 배를 불리고 나왔다. 그날이 공교롭게도 한국의 어린이날이었으니, 나름 어린이날에 뭔가 해준 걸로 퉁친(?)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의 유튜브의 내용처럼 전반적으로 모든 생활비가 올랐고, 특히나 가정의 가계에 큰 영향을 주는 집 렌트비는 말도 안 된다 싶은 정도로 오른 것이 사실이다. 이 년 전에 우리가 살던 방 두개 화장실 두개의 아파트는 집을 비워줄 때까지 매년 계약 때마다 50달러가 올라서 마직막에 2300불이 조금 안되게 냈던 것 같은데, 최근에 가격을 알아보니 2700달러는 주어야 한다고 한다.
인플레이션을 핑계(?)로 정말로 월급 빼고 모든 것을 다 인상되는 생각마저 든다. 그나마 남부 캘리포니아는 사정이 나은 편이고, 북캘리나 뉴욕 같은 곳은 정말 과연 다들 얼마를 벌길래 그 정도의 월세와 생활비를 부담하나 싶을 정도로 비싼 물가를 자랑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미국에서는 일억 연봉이 근근이 살아갈 수 있는 정도의 연봉이 사실 맞다. 기본 월세와 세금, 의료보험을 내고 나면 크게 여유가 있을 생활을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급이 더 오르면 생활이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뜻하지 않던 보너스가 나오거나, 세금 환급이 나오거나, 연봉 인상이 허가되어 월급이 오른다면, 우리는 그 돈만큼을 아주 의미 있게 준비해서 쓰거나 아니면 저축을 하는가? 아주 일부의 사람들만이 그럴 것이다. 돈이 더 생기면 그만큼의 씀씀이가 늘어나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 경향이다.
이번에 읽기 시작한 '이웃집 백만장자'는 미국의 백만장자들을 인터부하고 그들의 생활과 삶의 방식을 정리하여 어떠한 경향이 있는가를 연구한 책이다. 그리고 이십 년 후 추가본을 더해서 최근에 발행되었다.
그 책의 두 번째 챕터의 제목을 '절약 절약 또 절약!'이다.
이 책에서는 부자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트린다. 많은 부자들이 사람들이 상상하는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부자처럼 보이는 것과 실제로 부자인 것은 다른 것처럼 말이다.
미국의 많은 부자들이 겉에서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낡은 중고차를 타고 빛바랜 작업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부자들의 대부분은 맞춤 양복을 사입은 적도 없고, 가족들의 옷을 사는데 40만 원 이상 소비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들이 차는 시계는 4만 원 이하가 대부분이라고도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 중 하나는, 만약에 부자들 중에 한 명을 골라 티브이에서 그들의 생활을 공개한다면 다수의 일반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부에 대해 동경하는 것은 근검 절약해서 사는 것이 아닌, 돈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우리가 물가가 올라 아무리 많이 벌어도 살기가 팍팍하다고 말하는 것도, 결국은 내가 쓸 수 있는 곳에 대해 돈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기 때문이지 저축을 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일수도 있다. 아이들을 남들만큼 사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도, 일년에 한 번은 여행을 가야 하는 것도, 내 사정이 되지 않으면 아니 미래를 위한 저축을 하지 못한다면 하지 말해하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과거의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 빈곤감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한다. 그것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것들로 인해 남들과의 비교범위가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에 주변 친구들 정도와 비교됐던 내 삶이 전 세계의 사람들과 비교된다면 사는 게 그리 재밌지 않을 수 있다. 거기서 보이는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예쁜 옷이나 차를 갖고 있다. 누가 이스라엘과 전재을 하는 가자지구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진을 올리는 경우는 아마도 없을 것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