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들의 혹한 속 겨울나기(꽃제비, 돈주)

개마고원은 1월 평균 기온이 -10℃에서 -20℃, -40℃까지 내려간다

by 이월

북한의 겨울은 북한 체제의 구조적 모순과 경제적 취약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북한 사람들 생존의 시험대입니다. 한국은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겨울에 스키장, 눈꽃축제, 얼음낚시, 길거리 간식(붕어빵, 군고구마, 어묵 등)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낭만'이 아닌 '전쟁'이며,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기는가는 곧 생존과 직결됩니다.

Gemini_Generated_Image_2f3g9d2f3g9d2f3g.png Gemini(생성형 AI)가 그린 눈 덮인 침엽수림 숲의 모

북한은 지리적으로 러시아 시베리아 고기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위치하여 같은 위도에 있는 다른 지역보다 훨씬 추운 겨울을 겪습니다. 북한 북쪽에 있는 개마고원 일대(대홍단군, 풍산군 등)는 인간 거주가 가능한 한계선에 가까운 추위를 기록합니다. 이 지역의 1월 평균 기온은 -15℃에서 -20℃에 달하며 한겨울 야간 최저 기온은 -30℃를 넘어 -40℃까지 하강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극한의 기온은 단순한 난방의 문제를 넘어 상수도관의 동파, 기차 및 차량의 운행 중단, 그리고 야외 활동 시 즉각적인 동상 위험을 초래합니다. 반면, 인구 밀집 지역이자 북한의 수도인 평양과 서부 평야 지대는 상대적으로 온화하지만 북한의 열악한 인프라를 고려하면 치명적입니다. 평양의 1월 평균 기온은 -2℃에서 -10℃ 사이를 오가지만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5~10℃ 이상 낮습니다.

북한 서민층의 겨울나기: 추위와의 전쟁

북한의 겨울나기는 '에너지 확보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1990년대 이후 국가 주도의 중앙난방 시스템(평양 화력발전소 온수 공급 등)이 사실상 붕괴하거나 가동률이 저조해지면서 난방은 전적으로 개인의 경제력과 시장(장마당) 기능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이 시장 기능마저 대외 정세 변수로 인해 요동치며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의 절대다수는 여전히 석탄(무연탄)과 이를 가공한 구멍탄(연탄)에 의존하여 겨울을 납니다. 그러나 2023년 10월 톤당 15달러 수준이던 석탄 가격이 2024년 12월 23달러로 50% 넘게 급등하며 북한 주민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석탄 가격 폭등은 서민들의 난방 행태를 강제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통상적으로 북한 가정의 구들(온돌)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4장의 연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가격 부담으로 인해 많은 가구가 이를 3장 이하로 줄이거나 연탄의 공기구멍을 진흙으로 막아 연소 시간을 억지로 늘리는 위험한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는 불완전 연소를 유발하여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의 빈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석탄을 아예 구매할 수 없는 최빈곤층은 냉방에서 잠을 청하거나 산에서 긁어모은 낙엽과 잡목으로 근근이 불씨만 살리는 처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Gemini_Generated_Image_2roi6w2roi6w2roi.png Gemini(생성형 AI)가 그린 썰매에 땔감을 끌고 가는 북한 주민의 모습
북한 상류층(돈주)의 겨울: 에너지 계급화

평양의 고위 간부와 지방의 신흥 자본가(돈주)들의 겨울은 서민들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이들은 에너지 위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거나 자본의 힘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현대식 난방 설비: 이들은 중국에서 수입한 프로판 가스보일러나 고효율 개별 난방기를 사용한다. 프로판 가스는 가격이 비싸지만 공급이 안정적이고 사용이 편리하여 부유층의 상징이 되었다.

단열의 차별화: 이들의 주택은 건설 단계에서 단열재가 시공되거나 수입산 알루미늄 새시(하이새시) 창호가 설치되어 열 손실을 최소화한다.

전기 난방의 보조적 사용: 전력난에서도 특권층 거주 구역은 우선적으로 전기가 공급되거나(‘혁명의 수도’ 평양 중심 구역) 대용량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배터리(인버터)를 갖추어 전기장판이나 온풍기를 가동할 수 있다.


최근에 일반 서민층에서 단열 효과가 입증된 단열 에어캡이 필수품으로 떠오르며 수요가 급증했으나 위안화 환율 상승과 물가 불안으로 인해 비닐과 에어캡의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증언에 따르면, 창문을 덮을 비닐(1제곱미터 당) 가격은 기존 2달러 수준에서 10달러 수준으로 5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일반 서민 가구에서 창문 전체를 덮으려면 쌀 수 킬로그램을 살 수 있는 거금이 필요합니다. 결국, "뽁뽁이를 붙일 수 있는가"가 빈곤층과 중산층을 가르는 새로운 척도가 되었으며 이를 구매하지 못한 가정은 헌 옷가지나 종이 박스로 창틈을 막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북한 가구 부문의 태양광 패널 총 설치 용량은 약 203MW에 달하며 2025년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에 주민들의 전력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으나 태양광 패널이 난방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습니다. 개별 가구에 설치된 소형 패널(50W~300W 수준)은 주로 조명(LED), TV 시청, 휴대전화 충전과 같은 저전력 기기 사용에 그칩니다. 전기 히터나 전기보일러와 같은 전열 기구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정용 태양광 설비로는 가동이 불가능합니다.

북한의 취약계층(꽃제비, 거리의 아이들)

북한의 겨울은 사회적 보호망이 부재한 상황에서 취약계층에게 가장 빠르고 잔혹하게 타격을 입힙니다. 부모를 잃거나 가출하여 거리를 떠도는 '꽃제비'들에게 겨울은 생존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스 밸리(Death Valley)'입니다.

피난처의 상실: 과거에는 역전 대합실이나 장마당 구석이 이들의 잠자리였으나 당국의 '비사회주의 현상' 단속 강화로 인해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쫓겨난 아이들이 선택하는 최후의 피난처는 정차 중인 열차이다.

죽음의 열차: 아이들은 온기를 찾기 위해 혹은 이동을 위해 열차의 객차 밑바닥 배터리 박스 위나 지붕 위에 몸을 싣는다. 그러나 영하 30도의 기온에서 열차가 달릴 때 발생하는 맞바람(Wind Chill)은 체감 온도를 순식간에 영하 50도 이하로 떨어뜨린다. 많은 아이들이 잠든 채 얼어 죽거나 손발이 동상으로 감각을 잃어 달리는 열차에서 떨어져 사망한다.

동결된 식량: 겨울철에는 장마당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 쓰레기조차 돌덩어리처럼 얼어붙는다. 탈북민 증언에 따르면 "바나나 껍질이 얼어서 흉기처럼 딱딱해지고 색깔이 검게 변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씹을 수 없는 쓰레기를 주워 먹다 치아가 부러지거나 위장병을 얻는다. 2023년과 2024년에도 이러한 꽃제비들의 동사 사례는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구금시설(정치범수용소 및 교화소)의 조직적 방치

난방 부재와 의복 부족: 수용소 감방에는 난방 시설이 전무하다. 수감자들은 얇은 홑겹의 죄수복만으로 영하 20~30도의 냉기를 맨몸으로 견뎌야 한다. 체온 유지를 위해 서로를 끌어안고 자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겨울철 강제 노동과 사망: 겨울철 수용소의 주된 과업은 벌목이다. 45도 경사의 비탈진 산악 지대에서 무거운 통나무를 운반하는 작업은 건장한 사람에게도 위험하지만 영양실조 상태의 수감자들에게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미끄러운 눈길에서의 낙상, 통나무에 깔리는 사고, 그리고 동사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비인도적 시신 처리: 탈북민의 증언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땅이 1.5미터 깊이까지 얼어붙어 시신을 매장할 수 없다. 때문에 교화소 측은 사망한 수감자들의 시신을 창고나 야외에 장작더미처럼 쌓아두었다가, 이듬해 봄 땅이 풀리면 한꺼번에 처리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완전히 숨이 끊어지지 않은 빈사 상태의 수감자가 시신 더미 속에 방치되어 신음하다 얼어 죽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군인들의 열악한 복무 환경과 민군 갈등

'강군'을 자처하는 북한군 역시 동계 보급 부실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방 고지대의 병사들은 제대로 된 방한화(솜동화)나 장갑 없이 매복 근무에 투입되어 동상 환자가 속출합니다. 심한 경우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합니다.

난방용 석탄 공급이 부족한 부대에서는 병사들에게 "각자 땔감을 해결하라"라고 지시하거나 묵인하는데 이는 병사들이 민가의 울타리를 뜯거나 산림 보호 구역의 나무를 도벌하는 행위로 이어집니다. 겨울철 군인들의 '땔감 도둑질'은 북한 사회 내 군민(軍民) 갈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Gemini_Generated_Image_p9fxjsp9fxjsp9fx.png Gemini(생성형 AI)가 그린 북한 마을의 모습

한국은 한파 특보 발표 시 지자체별로 '한파 응급대피소'를 지정하고 취약계층에게 난방비와 숙박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국가가 운영하는 공식적인 한파 대피소나 긴급 구호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전국 각지에 농촌 살림집(문화주택)을 건설하고 대대적인 입사 모임을 선전하고 있지만 내부 증언에 따르면 겉모습만 화려할 뿐 난방 설비가 부실하거나 땔감을 구할 수 없는 구조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겨울은 식량 부족과 추위를 견디다 못한 주민들의 탈북 시도가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북한 당국은 국경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공개 처형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최근에는 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근거로 청년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공개 처형 후 시신을 가족에게 돌려주지 않고 가마니에 싸서 매장하는 행태를 보이며 죽음 이후에도 인권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출처

1. 평양직할시의 겨울 기후, 평균 온도 북한 - Weather Spark - www.weatherspark.com

2. 자연 - 북한지역정보넷 - http://www.cybernk.net

3. 北, 내부 석탄 가격 급등하자 한겨울 냉골에서 떠는 주민↑ | DailyNK - https://www.dailynk.com

4. N. Koreans struggle to obtain wind blockers as winter approaches | Daily NK English - https://www.dailynk.com/english/n-koreans-struggle-to-obtain-wind-blockers-as-winter-approaches

5. 북한 가구부문의 태양광패널 활용과 역할 - KDI 한국개발연구원

6. 시스템 사고를 통한 북한 농촌 재생에너지 확산 경로 분석 및 함의 - www.nk.ac.kr

7. [#북한썰] ※충격※ 사람만도 못한 北 꽃제비의 현실.. 북한 꽃제비의 처절한 생존기 | #이만갑 1시간 몰아보기 - YouTube

8. 요덕 정치범 수용소 증언 정광일 씨 - Radio Free Asia - 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baa9c694-b300b2f4/thursday-07152015130510.html

9. 2024년 북한 농업 동향과 2025년 전망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10. 2024/25년 북한의 식량⋅농업 동향과 전망 - www.kdi.re.kr

11. 로동신문 - http://www.rodong.rep.k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