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는 어떤 택시기사를 만나는가가 여행의 운명을 결정한다.
나오란다. 기사는 나오라고 한다.
준비가 다 끝났다고 이제 가자고 한다.
세상에 이방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호텔을 떠나 거리에 나서면 나는 혼자다. 벌판에 혼자 내 동댕이 쳐진 한 마리 어린 양과 같다.
결단코 이 낯선 곳에 내 편은 하나도 없다. 나는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된다.
이제 나는 떠나야 한다. 저 택시를 타고 아프리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프리카에서 택시기사는 다목적이다.
택시 기사는 나의 통역이다.
영어가 흔하지 않은 아디스아바바 거리에서
그는 내가 호텔을 나서서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나와 함께 있으면서 나를 위한 통역을 한다.
거리에서 내가 무엇이 필요하면 그는 내가 필요한 것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그는 나의 개인 비서이다.
나의 일정을 설명하면 나의 동선을 계획한다. 현지여건과 날씨를 고려하여 내가 원하는 계획이 달성 되도록 준비해 준다.
그는 나의 보디가드이다.
내가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 때 그는 내편이 되어 준다.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늘 보호해 준다.
그는 가이드이다.
나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설명해 준다. 안내한다.
아프리카의 여행은 어떤 기사를 만나는가에 따라 좌우 된다.
그것이 관광이든 여행이든 비즈니스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기사를 잘 못 만나면
여행뿐 아니라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기사가 나를 기다린다. 창 밖에서 나를 기다린다.
나는 창문을 통해 기사를 바라본다.
창문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만난다.
기대 혹은 호기심.
나는 안다. 사람끼리의 만남은 거의 운명적이다.
아프리카에서도 그렇다.
택시 기사와의 만남도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