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두 시스템이 만들어낸 합리적인 결정
우리는 하루에도 수 많은 결정을 내린다. 그 결정은 손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이다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내린 그 결정은 정말 합리적인 선택일까?
심리학자 다니엘 카니먼은“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릴 때 거치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고, 앞서 이야기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그 결론은 너무나 뻔하다. 누구나 다 알지 않는가? 누구나 후회를 한 일이 있고, 이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내기에서 지는 경우는 많다(다만, 나의 경우에는 행동에 대해 합리적이다 비합리적이다 라는 판단하지 않는 듯 하다.). 인간의 행동은 비합리적이란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중요한 시스템인 경제학은 합리적인 인간 ‘이콘’을 기준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것을 경제와 연결하고 있다. 실제 경제활동과 경제 이론과의 괴리를 설명하려는 노력으로 행동경제학이 만들어졌고, 생각에 관한 생각이란 책으로 한국에 도착했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제 다른 질문을 해보자. 우리는 왜 똑똑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가?
저자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의 작용으로 우리가 생각을 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시스템 1과 시스템 2는 오류를 가지고 있고, 그 오류로 우리가 합리적이지 못한 행동을 한다고 주장한다.
시스템 1은 직관 혹은 본능에 가까운 능력을 주관한다. 시스템 1의 특성은 첫인상, 끌림 등 감정적인 판단으로 편향에 쉽게 사로잡히고, 기억하기 쉬운 사건을 근거로 결론을 내린다. 보이는 것만 가지고 판단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편안하면 그만이다. 복잡한 문제는 불편하기 때문에,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지만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문제로 바꿔서 결론을 내린다. 감정적으로 편안함이 드는 선택을 선호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결론까지 가는 시간이 빠르다. 반면, 증거에 대한 모호함과 의심을 억누른 탓에, 신뢰도가 낮다.
시스템 2는 시스템 1과는 달리 논리적인 분석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합당한 결론을 도출한다. 다만, 얘는 게으르다. 게을러도 너무 게으르다. 그래서 보통은 그 증거를 검증하지 않고, 논리적이다. 합리적이다. 라고 판단한다. 문제는 시스템 2가 사용하는 그 증거는 시스템 1이 제공한다는 것이다.
시스템 1이 주는 증거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시스템 2는 일관성있는 이야기를 전달 받으면, 의심없이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시스템 1의 일관성있는 이야기(스토리텔링)는 기억 속에서 잘 떠오르는 상황을 중심으로 내게 편안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쓴다.
동물 보호 기부금에 대한 예를 생각해보자.
1. 돌고래를 지키기 위해 얼마의 기부금을 낼 의향이십니까?
2. 수 많은 돌고래가 인간의 욕심으로 죽어가고 있음이 다큐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의 기부금을 낼 의향이십니까?
1번과 2번은 돌고개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까지 돈을 낼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다. 하지만 2번의 질문지를 본 사람이 더 많은 기부금을 내려고 한다. 즉, 목적은 동일하지만(둘 다 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기부금이다), 머리 속에서 얼마나 더 쉽게 그려지고, 나의 감정에 더 다가오는지가 근거로 채택한다. 이렇게 전달된 근거는 시스템 2는 별다른 검증없이 그냥 행동한다(더 안타깝게 느껴지고, 인간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에 더 많은 기부금을 내는 행위). 이 사례는 어떤 행위(기부금의 많고 적음)가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인데, 상황에 따라 결론이 다르게 나온다는 것이 핵심이다.
행동경제학은 사람을 이콘으로 만들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 이콘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경제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실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가 불합리한 선택을 하는 원인을 결론을 내리는 두 시스템의 존재와 한계에서 찾았고, 이 오류는 고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매번 모든 것을 의심하며(의식적으로 시스템 2를 작동하는 행위)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너무 피곤하고, 속도가 너무 느리다. 그러니 큰 손실이 따를 수 있는 판단을 해야할 때 시스템 2를 깨워서 움직이게 하여 식사 메뉴를 고를 때와는 다르게 신중하게 판단하자는 의미로 받아드리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