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야!

그동안 고마웠어

by 무지개

고양이인지 강아지 인지

까불 까불 사고뭉치

우리 집에 처음 온날

떨어진 머리핀으로 공놀이하다가

옷장 안으로 들어간 머리핀 찾던 뭉치

우연히 나온 머리핀

뭉치 생각나게 하는 머리핀


첫날밤

낯설어하지 않고 품에 속 안기어 잠이 들었던 아주 까만 고양이

까만 눈동자로 올려다보며

틈만 나면 파고들어

사람의 품을 무척 좋아한 뭉치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밥시간이 늦으면 밥통을 들고 쫓아다니며 시위도 많이 했는데


피곤한 아침

늦잠을 자고 있으면 살며시 다가와

배위를 쏜살같이 냅다 뛰던 뭉치

그래도 모른 척 눈감고 있으면

놀아주지 않는다고 내가 아끼는 가죽 소파를 물어뜯은 뭉치

내 눈치를 살피며 심술을 부리던 귀여운 모습

자금도 흔적이 남은 채 뜯겨있는 소파는

우리 뭉치가 생각난다.


쿠키와 산책하면

고양이라는 본분을 잊고

몰래몰래 따라와 숨바꼭질 하며 쫓아오던 우리 뭉치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던지던 개구쟁이 뭉치

쿠키도 널 많이 그리워했는데

그곳에서도 친구를 많이 사귀어 짓궂은 모습을 뽐내겠지?


너무 이른 이별

나는 많이 후회하는데

바깥놀이 너무 좋아해 그날 밖에 보내지 않았으면

파보 바이러스라는 병이 걸리지 않았을 테인데

짧은 1년의 삶

고마웠다고

잘 지내고 있으라고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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