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함은 후회할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닭볶음탕을 시킬 때 매운 정도를 고르라고 합니다. 가장 매운 것을 선택합니다. 매운 걸 먹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생각에 기대에 차 있습니다. 음식이 도착하고 포장을 벗겨내는 손길이 빨라집니다. 맵싹 하니 입안이 얼얼하고 눈물 그렁그렁할 때까지 흡입합니다. 아뿔싸! 콜라를 빠뜨렸네요. 탄산이 없다니? 앙꼬 없는 찐빵이고 팥이 없는 단팥빵입니다. 땀날 만큼 열나고 입에 불이 붙었을 때 꿀꺽꿀꺽, 목구멍을 긁어댈 만큼 짜릿한 탄산을 마셔줄 때의 속 시원한 맛을 생략해야 했습니다.


간혹 이런 실수를 저지릅니다. 온 정신이 한 가지에 꽂혀서, 급한 마음에 서둘러 처리하다가, 이전에 남은 게 있다고 착각해서 그냥 Go 해버립니다. 나중에 멍청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만한 난처한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립니다.


돌아보면 항상 아쉬운 순간이 있습니다. 자가용을 살까 말까 망설이며 주저하고 있을 때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겨 병원에 갑니다. 힘들게 택시를 타고 왔다 갔다 해야 했죠. 하고 싶은 공모전이 있어 도전하려고 했는데 이리저리 바쁘게 지내다가 기간을 놓쳤을 때, 아직 기한이 남았는데 택지개발로 집을 비워줘야 해서 급하게 이사집을 구할 때.


인생의 급한 일은 꼭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오는 법입니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맞이하는데 나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당하기에 버거운, 그래서 되는 둥 마는 둥 보내고 나서 한참이 지난 후에야 '~했어야 했는데'라며 후회합니다.


콜라를 빠뜨리는 사소한 실수 하나는 하루 저녁의 아쉬움을 남길 뿐이지만, 삶을 길게 늘여놓고 지금까지 그런 실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원래 삶이란 게 시간이 흐를수록 놓치고 지나쳐버리는 실수들이 늘어나는 건지 아니면 더 이상의 실수는 안 할 수 있는 비책이란 게 따로 있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현명해진다는 건 결심인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쳐오든지 아쉬운 판단으로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단호한 결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