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우리 인생에서 언제 성공하는 것이 가장 달콤할까요? 한때 파이어족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경제적 자립을 통해 이른 은퇴를 해서 삶을 즐기면서 살겠다는 목표입니다. 파이어족을 이룬 사람은 성공한 인생일까요? 보통 파이어족이 실현되는 나이를 40대 전후로 설정합니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대략 83세 전후라고 하는데 나머지 40여 년의 기간을 무얼 하며 살아야 할까요?
요즘 시대 성공의 의미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하기 싫은 것을 안 해도 된다'입니다. 그렇다면 파이어족은 성공한 것입니다. 하기 싫은 일을 안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남은 시간을 싫은 일을 안 하는 것으로만 채운다는 것도 무의미해 보입니다. 인간이란 존재를 고통보다 더 고통스러운 게 만드는 건 권태와 지루함이니까요.
결국 인간은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파이어족이 되었건 아니건 싫은 일을 참아가며 해야 되든 아니든 나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중년이 되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와 더불어 늙어가는 시간동안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미래를 끔찍하게 생각합니다.
일본의 늦깎이 시인 시바타 도요가 훌륭한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그녀는 92세에 몸을 움직이는 게 여의치 않자 시 쓰기를 시작합니다. 평생 시 공부를 해본 적 없던 그녀였지만 새로운 도전에 응했고 결국 대단한 일을 해냅니다.
99세에 첫 시집을 냈고 6개월 동안 7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립니다.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적이 있습니다.
92세가 되었을 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떨지는 감히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과연 나라면 그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을까?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습작을 처음 시작할 당시에 그녀는 베스트셀러 시인이 되는 모습을 꿈꿨을까요?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평생의 역작을 남겼습니다.
중년이 되면서 가리는 게 많아졌습니다.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예전만큼 민첩하지도 유연하지도 않다는 걸 느끼면서 의기소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택도 없는 허상을 쫓는 일만 아니라면 충분히 꿈꿀 수 있는 나이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는 말을 꺼내기 조차 부끄러운 중년입니다.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삶을 채워 나가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