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게임과 인생이 다른 점은 보상체계입니다. 가상의 공간에서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많든 적든 경험치가 올라가고 보상을 받습니다. 이벤트라도 열리는 날이면 보물상자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공간에서는 투자한 만큼 경험치는 쌓일지 모르지만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걸맞는 보상이 보장되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뚜렷합니다. 게임은 유저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접속하도록 유도하려는 동인이 있지만 인생은 스스로의 동인으로만 움직일 뿐 누구도 성공을 유인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한 번 가면 되돌릴 수 없는 편도티켓을 거머쥔 인간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아이러니는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는 점입니다.
가상의 게임은 한창 단계를 넘어가다가 잘못된 거 같다 싶으면 리셋 reset 할 수 있습니다. 아예 delete 해버리고 처음으로 돌아가 캐릭터 설정을 다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삶은 잘못 살았다 싶어도 그냥 Go 해야 합니다. 현명한 누군가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라'라고 조언하지만 귓등으로 흘리고 맙니다. '나만은 다르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현명한 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구나라고 깨닫는 시점이 되면 이미 늦습니다. 지나가버린 시간과 놓쳐버린 기회와 잘못된 선택(혹은 선택하지 않은 선택)이 현실을 조여옵니다.
서늘해지는 가을이 되면 생각이 많아지듯 중년이 되면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자연의 이치인지 허약한 인간존재의 속성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지금의 중년이 참 다행인 게 우리 윗세대의 중년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매우 다르다는 말입니다. 새로운 중년 모델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화하면 그 변화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따라나서야 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변화를 읽지 못하면 정체되고 도태됩니다. 노화는 얼굴의 주름 개수가 아니라 옛것에 머물러 있는 정신에 있습니다. 변화를 쫓다 보면 새로운 기회의 문이 짜잔 하고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고 성공이나 실패를 미리 단정 지을 필요도 없습니다.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