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스토리 작가 되길 잘했습니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살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집니다.
주어진 삶을 버텨내는 게 힘들어 옆을 돌아볼 여유가 없으니까요.
브런치 스토리에 올라오는 진솔한 이야기를 보며 힘을 얻습니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지만 하루를 맞이하는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성실하게, 재미있게, 즐겁게 보내자는 다짐도 있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병원서 자신의 치료과정을 쓰기도 하고,
외국 어디쯤 사진과 여정을 담담히 적어내기도 하고,
직장이나 직업상 힘든점를 올리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려면, 그 사람이 무슨 일로 행복한지를 묻기보다는 무슨 일로 힘들어하는 지를 물어야 한다.
이는 사소한 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은, 사실은 다른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힘들어하는 일이 사소할수록 행복한 사람이다."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중 p47, 박찬국 지음, 21세기 북스)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에게 인생은 고통과 권태입니다.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은데, 못 먹으면 계속 생각납니다.
뭘 먹든지 자꾸 생각납니다.
한 젓가락 후후룩 입에 넣고 우물거리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습니다.
다 먹고 나면 배 두드리며 행복합니다.
이렇게 단순할 수가!
여행을 가고 싶은데 못 가면, 계속 생각납니다.
뭘 하든지 떠나고 싶습니다.
캐리어를 챙겨 집을 나서는 새벽의 두근거림,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의 기쁨, 참 단순합니다.
그것도 잠시, 다음은 권태가 밀려옵니다.
다시 배고파져 먹고 싶은 게 생길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까지, 지루한 시간을 버텨냅니다.
오늘 힘든 한 가지를 떠올려보세요.
얼마나 사소한가요?
그 정도에 따라 삶이 순조로운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큰 고통일지 작은 고통일지 모르지만, 어차피 인생은 고통입니다.
고통이 디폴드모드라고 생각하면 편해집니다.
적어도 이 글을 쓰는 순간, 고통 속에 데굴데굴 구를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so so 한 기분입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면,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다면,
그건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