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한다고 말했다.

by 정다온


늦은 나이에 재수를 한다고 말했다. 어느새 친구들은 취직을 하고, 이직을 준비하고 상사를 욕할 동안 난 재수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나도 직장 생활을 하다 온 것이지만)


처음에는 그 사실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고 약간 괴로운 일처럼 느껴졌지만, 13년 지기 친구가 한 말은 달랐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우리 원래 그러고 살았잖아. 심지어 공부를 하는 건데, 뭐가 문제야?


시간 아까우면 어떡하냐고? 야, 남자 만났다고 2년 동안 울고 불고 허송세월 보낸 게 더 아깝다. 그러니 너 하고 싶은 거 해. 지금은 그게 너 인생에 더 소중한가 보다 하면서…


돌이켜보니 나는 늘 그 순간에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았다. 그것이 때론 사랑이었고, 글일 때도 있었지. 그 영겁의 시간을 딱히 후회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모두 나에게 남겨준 의미가 존재했으니까.


그러게, 요즘은 공부가 너무 재밌으니까.. 조금 더 해봐야겠다 싶다. 지금은 그게 날 즐겁게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