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그 성대한 파티를 꿈꾸는 인생

추억이 담긴 반짝이는 지구를 영원히 바라본다는 것

by 서작가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나를 정확히 정의해줄 수 있을까? 아마 이 글들이 현재의 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일부 모습일수는 있지만, 진짜 나의 전부는 아닐지 모르겠다. 문득 떠오르는 내가 바라는 단편적인 부분들을 남겨본다.


어린시절부터 병약했던 나는 천식이 심해 열살도 되기 전, 가을마다 병원에 한달 가까이씩 입원을 했다. 타고난 약골이라 지금도 사소한 병을 달고 산다. 움직이는 종합병원처럼 온갖 병원을 자주 다니는 나는 이런 체력때문에 출산을 미룬 것도 있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들을 해본다. 튼튼하게 타고 난 사람들은 사는 것이 얼마나 간편하고 힘들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후세가 존재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아이큐는 지금보다 조금 모자라도 좋으니 체력이 아주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오래 가늘고 길게 내 기억을 온전히 간직한 채 살다가 내가 죽기 전의 때를 알아차릴 수 있으면 좋겠다. 갑자기 사고가 나서 이 세상과 이별하게 되거나 치매로 기억을 잃는다면 너무나 안타까울 것 같다. 그래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생전에 치루는 장례식이다. 마치 결혼식이나 돌잔치처럼 초대장도 돌리고 맛있는 음식도 그동안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도 준비하고 싶다. 예정된 죽음을 인정하고 나와 가까웠던 사람들을 초대해 작은 파티를 열고 싶다. 그동안 나와 함께 이 생을 같이 해줘서 고마웠다고 마지막으로 눈을 맞추며 이야기 나누고 싶다. 이 잔치에 결국 누구까지 불러야 할까 요즘 가끔하는 생각이다.


나는 마침내 마지막 순간 일부는 작은 보석이 되어 아들의 방안에 남고 싶고, 또 나머지는 작은 가루가 되어 저 멀리 우주로 날아가고 싶다. 이 지구에 남는 것보다는 비싸다는 우주장이지만, 어쩌면 우주쓰레기의 일부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내 추억이 모두 담긴 반짝이는 지구를 영원히 바라보고 싶다. 조금은 터무니없지만 지금의 '나'의 마음 속에 있는 바람들을 조심스레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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