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기적같은 그 마음

우리를 언제나 기다려주었던 그들

by 서작가

기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당연히 나의 아이이다. 아이를 낳기 전의 인생이 전생처럼 느껴진다는 친구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젠 그 말에 백퍼센트 공감한다. 나는 내가 삼십대 중반은 되야 결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20대 마지막에 하게 되었다. 사실 신혼 생활은 결혼 전과 큰 차이가 없었고, 내게 주어진 가족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사람과 새로운 가족이 되어야 헸기에 어려움도 많았다. 그렇게 바쁘게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5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비로소 '아이 낳을 결심'을 하게 된다. 어린시절부터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던 나는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체력적인 부담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타고난 것으로 보이는 절대적인 모성의 부족도 정서적인 부담이었다. 더구나 때는 2020년이었고 한창 매새운 전염병이 돌고 있던 시절이었다. 의외로 쉽게 생기지 않던 아이는 일년여만에 시험관 시술의 첫 시도로 기적처럼 우리 곁에 오게 되었다. 여러번의 시도에도 임신을 실패하는 경우를 워낙 많이 봐서 이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잘 안다.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 그 중에 서로를 만나'라는 유명한 노래 가사처럼, 우리는 어떤 억겹의 인연이 있기에 부모 자식간의 관계로 이 세상에 함께 존재하는 것인지 가끔은 신기하다. 신만이 알 수 있는 이 영역은 그저 나는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밖에 없다. 아이때문에 포기한 것도 속상한 것도 힘든 것도 많지만, 그런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을만큼의 세상 가장 큰 행복을 받은 것도 아이 덕분이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몸을 잔뜩 웅크린 폼페이 화산 더미 속에서 발견된 부모의 몸짓이 왜인지 이해되는 나이가 되었다. 가끔 슬프게도 들려오는 온갖 위험 속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은 그 모든 부모들의 숭고함을 이제는 공감한다. 더불어 이 내리사랑 덕분에 나를 이렇게 사랑해준 부모님의 마음에 드디어 도착할 수 있다.


언제나 우리를 기다려주었던 세상 가장 기적같은 그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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