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이 그 덕분이라고 말할 미래의 나에게
축복은 나의 일상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하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 바로 축복이다. 왜냐하면 축복이라는 것은 결국 마음먹기 달린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효대사의 해골물 이야기, 반이 채워져 있는 물컵을 바라보는 시각 모두 같은 대상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결론이 다를수 있다는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세상만사가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어떤 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었다. 내 기분에 따라 오늘은 축복이었던 것도 내일은 불행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으로 축복인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이 드넓은 우주라는 공간에 또 이 시기에 나와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주변 사람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얼마나 엄청난 우연의 결과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내 곁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여러 의미의 사랑 속에서 각자의 의미로 소중한 사람들이다. 뻔한 단어들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저 기적이라는 말로만 해석될 수 있는 인연들이다. 언젠가는 모두 다 헤어질 수 밖에 없겠지만, 모두에게 각각의 의미로 내 존재가 소중하게 기억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가장 큰 축복이 될 것이다.
작년에는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많았다. 남편이 맹장수술을 하고, 세상을 등진 대학 친구가 있었고, 많이 아픈 가족이 생겼고, 17년 운전 경력 중 처음으로 큰 교통사고가 났다. 원하던 직장에서 첫걸음을 시작하는 축복의 해였지만 축복이 아닌 일도 많았다. 견디기 힘든 순간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곧 잔잔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오늘 하루 무사히 살아나가는 사실 그 자체가 축복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 안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소중한 것을 찾아 하루를 잘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먼훗날 지금을 기억할 때 잘 이겨냈고 잘 버텼다고, 이 모든 것이 그 덕분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