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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다kim Feb 09. 2022

카톡이 왔다

빨리 답을 보내야 하는데ᆢ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잠깐 졸았다.

깨어나 폰을 확인하니 카톡이 와 있었다.

시간은 오후 10시 2분.

평소 때 같으면  잠이 안 와 새벽 3~4시가 되어야 잠이 들곤 하는데 요즈음은 12시 전에도 깜박 졸 때가 많다. 학원생이 숙제하다가 톡을 보내왔는데 이제야 확인을 한 것이다.

지금 시간은 오전 12시 37분.

답을 기다리다  지쳐서 잠이 들었나 걱정된 마음에 재빨리 문제를 캡처해서 설명을 적어 보냈다.

다행히도 자지 않고 공부하고 있었는지 고맙다는 답을 보내왔다. 기분이 좋았다.

퇴근 후나 주말에 가끔씩 학원생들이 문자나 톡을 보내온다. 다행히 집에 있을 때는 바로 설명을 해 줄 수 있지만 운전을 하고 있다던지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빨리 설명을 해 줘야 하는데 기다리고 있을 학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특히 밖에 있을 때 길게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경우

난감할 때도 있다. 하지만 최대한 빠르게 최우선적으로 답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가끔씩은 문자나 전화로 설명해서 이해를 못 하는 학생한테는  학원에 오면 설명해준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

하루는 저녁밥을 하려고 쌀을 씻다가 문제풀이에 관한 문자를 받고는 설명해주느라 밥 짓는 것도 깜박한 적도 있었다.

십 년 동안  학원을 하면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나는 귀찮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모든 학생들이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톡이나 문자를 보내는 몇몇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물어주는 그 마음이 기특하고 고맙다.

이런 나를 보면 천상 학원인 것 같다.

문득 떠오른 한 학생이 생각난다. 올해 대학을 졸업할 나이가 된듯하다.  시험기간이면 밤늦게 카톡을 보내와서 전화로 설명하다 안되어서 직접 학생 집에 가서 태워와 학원에서 설명을 해주었던 기억도 있다. 이해가 안 되는 문제가 있으면 스스로가 이해될 때까지 붙들고 있는지라 한 페이지를 몇 날 며칠을 끙끙대는 일도 있었다. 모든 학생들이 수학 공부하는 방식이 다르다 보니 그 친구 공부방법이 나쁜 것이 아니라 최대한 존중해주려 했다. 그렇게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 좋은 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길가에서 만났는데 이쁜 여대생이 되어 방학이라 경주에 왔는 것 같았다.

카톡을 한 번씩 들여다보면 남학생들은 누군지 알아보겠는데 여학생들은 2~3년이 지나면 이름은 분명 아는 학생인데 프로필 사진은 전혀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세월의 흐름인지 의학기술의 발달인지.

그래도 한 번씩 사진으로나마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감사하다.


나는

내일도 모레도 이런 문자나 톡을 받겠지.

그때마다 열일 제쳐 놓고

 기쁜 마음으로 답을 해줘야지.





가끔씩 받은 카톡이나 문자에 많은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오늘 우연히 주고받은 카톡이 내 마음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한동안 글 쓰는 것이 두려웠는데

카톡으로 응원해준

♡♡ 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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