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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레터 Mar 09. 2023

(TIP) 비슷한 소재가 유행할 때 살아남는 법

'체류 예능'의 특징부터 프로그램별 시청자 반응까지!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국에 맞춰 모든 방송사마다 해외 여행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죠. 

여행 유튜버들이 주는 "날것의 생생한 재미"를 알아버린 소비자들에게 전문가가 만든 프로그램은 어떤 재미로 다가가야 할까요? 인기 유튜버들처럼 단순 시청자가 아닌 팬을 확보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오늘 :D인사이트는 국내, 해외 로컬 지역에서의 리얼리티를 다룬 프로그램을 모두 '체류 예능'으로 분류하고, '체류 예능'의 특징부터 프로그램별 시청자 반응까지 샅샅이 분석해 보겠습니다.



'체류 예능'은 5가지 속성을 갖는다.


'체류 예능'에서 시청자들이 얻는 재미 포인트는 크게 5가지로 나뉩니다.

①멋진/힐링 풍경 ②돌발상황 ③출연자 티키타카 ④미션/게임 ⑤내러티브(연속성 있는 서사)


이러한 속성을 두루두루 모두 가진 '오각형 프로그램' 그룹이 있고, (그룹 A)

출연자 티키타카를 중심으로 특정 미션을 수행하거나 멋진 대자연 풍경을 보여주는 등 몇가지 포인트에 집중하는 프로그램 그룹도 있습니다. (그룹 B)




사람들이 실제 소비한 속성도 그룹별로 다르다.


프로그램별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인기 소재를 파악하려면, '장면 단위'로 소비하는 디지털 조회수가 가장 정확하겠죠? 

체류 예능의 유튜브/틱톡 상위 조회수 클립들의 소재 분포를 살펴보았는데요, 위와 동일한 두 그룹으로 구분되었습니다.


※ 수집 기준 : IP별 누적 조회수 TOP10 클립 대상, 프로그램 예고 및 단순 요약 클립 제외. 시즌제 예능일 경우 가장 최근 종영 회차를 기준으로 선정



✅ 그룹 A : 여러 소재를 골고루 소비


이 그룹의 프로그램들은 다양한 회차, 소재가 두루두루 흥했습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N <서진이네>의 경우 BTS 뷔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계성이 형성습니다. '꼰대 사장' 캐릭터를 자처한 이서진과 다른 멤버들의 대립 구도(?)도 돋보였고요.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역시 시청자가 선호하는 장면의 갈래가 다양해요. 리얼리티를 살린 아마존 현지 여행법은 물론, 돌발상황, 인물의 서사, 기안X시언의 티키타카 등 다양한 소재의 클립이 흥했습니다. 


작년에 히트 친 tvN <뿅뿅 지구오락실>은 모든 출연진 간에 '사랑의 작대기'를 그을 수 있을 정도예요. 멤버 개인 간 '케미'뿐 아니라 나PD vs. 요즘 MZ, 언니즈 vs. 막내즈 등 그룹 간의 관계성도 재미 포인트가 됐습니다.


이 그룹의 경우, 시청자들은 전체 회차의 흐름과 서사를 따라가며 정주행하고,

드라마처럼 다양하게 분산된 '떡밥'을 소비하며 팬덤을 형성할 수 있겠네요.

                    



✅ 그룹 B : 특정 인물이나 회차를 집중적으로 소비


반면 특정 인물이나 회차에 화제성이 '몰빵' 되었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모두 작년에 tvN에서 방영한 체류 예능인데요. 첫번째 경우와 확연히 다른 점이 보이시나요? 똑같이 인물을 소재로 한 클립이더라도, 인물 간 관계성보다는 특정 출연진의 매력을 한껏 부각한 클립, 'ㅇㅇㅇ(출연진)모음집' 등이 흥행했어요. 




<텐트밖은유럽 시즌1>은 고정 출연자 '유해진', '박지환' 개인을 부각한 클립이 흥행했고요.

<어쩌다 사장 시즌2>는 일일 알바생으로 게스트 출연했던 김혜수의 독주가 엿보입니다.

<바퀴달린집 시즌4>는 7~8화 게스트 '어하루즈(김혜윤,이재욱)'에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이 그룹의 프로그램들은 다른 데서 볼 수 없던 귀한 게스트, 혹은 분위기를 이끌어갈 스타 플레이어를 모시는 게 관건이에요. 게스트의 매력을 최대한 뽑아내거나, '예능 보석'을 새롭게 발굴하는 식으로 회차가 진행됩니다. 디지털 조회수 역시 전체적으로 흥한다기보단, 특정 회차 조회수가 '터지는' 경향이 있겠죠. (방송사에서는 흥행하는 소재와 비슷한 클립을 계속 생성할 테니까요!)


시청자 역시 정주행하기보단 이슈를 좇고, 알고리즘을 타고 우연히 발견하고, 내가 관심 있는 출연진 클립을 보고 빠져나가는 경향이 좀 더 강할 것으로 보이네요. 



시청자들이 만드는 '이야기 구성'도 그룹별로 다르다!


요즘 시청자들은 단순 시청에서 그치지 않고, 영상의 댓글창과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죠.

이 흔적들을 모두 모아서 키워드 네트워크 지도를 그려봤습니다.

제작진과 출연자가 제공한 이야기 말고, 실제 시청자들이 2차로 만들어낸 후기 이야기들은 어떤 맥락을 형성하고 있는지 프로그램별로 살펴볼까요?


※ 수집 기준 : 프로그램별 유튜브 공식&비공식 영상에 달린 모든 댓글 및 커뮤니티 언급 수집




시청자 언급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

<서진이네>

BTS 김태형과 이서진이 눈에 띄게 높은 언급량과 관계성을 형성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 내 설정인 '사장', '인턴'이 시청자들에게 초반부터 확실히 각인된 모습, 그리고 김밥/떡볶이 등 주요 소재들이 함께 빈번히 언급되는 모습입니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태계일주>는 출연자 '기안'이 하드캐리한 모습입니다. 언급된 모든 맥락을 '기안'이 형성하고 있는데요!

특히 주목할 점은, 다른 프로그램엔 거의 없는 시청자들의 '감성어'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진심, 마음, 사랑, 응원 등 '기안'을 향한, 그리고 프로그램을 향한 애정이 느껴지네요. ♡


<텐트 밖은 유럽 시즌1>

프로그램의 특성이 드러나는 언급보다는, 출연자 개인에 대한 팩트 키워드로만 대부분의 맥락이 형성되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출연자/프로그램과 관계없이 '깔깔 포인트'만 언급된 것도 많다는 점입니다. (데자뷔 반대말, 살짝 우회전 등) 쇼츠가 많이 소비된 프로그램 특성이 반영된 듯하네요!


<어쩌다 사장 시즌2>

연예인 이름이 가장 많이 등장한 프로그램이네요. 회차마다 바뀌는 게스트 출연자의 매력이 주로 소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확한 프로그램 컨셉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셀럽 게스트들이 진솔한 이미지를 얻어 가는 동안 정작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소비할 시간은 조-금 부족했던 것 같네요.




팬심에 가까운 몰입과 애정을 받은 프로그램은 바로,




시청자들의 '고관여 행위'라고 할 수 있는 '댓글'을 기준으로 좀 더 자세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작년 하반기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지구오락실>이 역시나 가장 높은 댓글수를 보이는데요.


이와중에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단연 <지구마불 세계여행> 입니다. 런칭한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우뚝 선 그래프가 보이시죠?!

(심지어 지금까지의 공식 영상 개수도 20개가 되지 않아 다른 IP보다 더 적은 영상으로부터 댓글수를 집계했음에도 말이죠.)



그런데 조회수 대비 댓글수로 살펴보면요. 

<지구마불 세계여행>과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가 눈에 띕니다. 유독 두 IP가 같은 조회수의 클립이더라도 훨씬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는데요. (악플 아니고, 논란 아니고, 긍정적인 시청 후기들!) 즉, 화제성의 총 규모를 떠나,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의 몰입도와 참여도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두 프로그램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제작진이 짜놓은 판에 '출연'하는 느낌이 아니라, 모든 판을 출연자 스스로 결정하고 도전하며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한 것이 주된 특징이죠!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




정리하자면, 


여행 유튜버는 시청자들에게 본인의 매력만 남겨도 성공입니다. 향후 뭘 찍어 올려도 보러 와줄 본인의 매력을 남기는 게 최우선이죠. 그러나 전문 제작진이 만든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출연자만 남기기보다는 프로그램을 남겨야 합니다. 이후 시즌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말이죠.


시청자를 몰입시키고 프로그램의 팬으로 만들고 싶다면 출연한 연예인의 본체 캐릭터를 소비하게 하는 것보다는, 프로그램 안에서의 캐릭터와 내러티브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출연자와 희노애락의 감정을 공유한다면 1차 성공한 거죠!


단순히 리얼리티만을 강조하거나, 연예인들의 일회성 티키타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여행 유튜버와 확연히 다른 비교우위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빠니보틀 채널에 올라온 노홍철 오토바이 사고 장면을 방송 예능이 리얼함으로 이길 수 있을까요?)


전문 제작진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바로 '내러티브 서사 구축'이죠.

진솔한 연예인보다 진솔한 캐릭터를 남기고, 일회성 재밌는 장면보다 다음 회, 다음 시즌이 기다려지는 서사를 남기는 것이 시청자를 팬으로 만드는 가장 핵심 아닐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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