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최근 '지올팍'이라는 이름 한 번쯤 들어보셨죠? 노래 'CHRISTIAN'의 뮤비 속 한 장면이 바로 떠오르실 겁니다. 얼마 전부터 이상하리만큼 사람들의 피드에 과하게 등장하면서 감탄과 불만을 동시에 받는 화제의 인물이 되었는데요. 요즘엔 모두가 다 열심히 하는 숏폼인데.. 유독 지올팍만 알고리즘에 빈번하게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2월 16일 'Christian'으로 컴백한 지올팍과, 3월 23일 'Single'로 컴백한 *원슈타인의 디지털 지표 추이를 컴백일자를 기준으로 비교 분석 해보겠습니다.
(※ 얼마 전까지 같은 소속사에 속해있었고, 음악 장르가 유사해 비교 대상으로 선정!)
컴백 3주 차까지 업로드된 지올팍 관련 영상 개수는 유튜브 50개, 틱톡 129개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원슈타인은 유튜브 166개, 틱톡 22개로, 컴백 초기 콘텐츠 총 발행량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올팍은 틱톡에서 먼저 업로드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이후 유튜브에서 점차 증가하더니, 컴백한 지 5주가 넘어간 시점에 일 27개로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원슈타인은 유튜브에서 컴백 당일 영상 수 22개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들쑥날쑥한 모습이죠.
일별 조회수 추이와 해당 영상들이 주로 올라온 채널을 살펴보면 더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한 눈에 보이시죠? 유튜브, 틱톡 모두에서 지올팍 관련 영상의 일간 조회수가 훨씬 높을 뿐 아니라, 컴백 한참 뒤에도 조회수 상승 ↔ 업로드 수 증가가 반복되며 여러 번의 피크를 만들어내는 모습입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두 아티스트의 영상이 업로드된 '채널'이 매우 달랐다는 건데요. ✅
원슈타인은 공식적인 홍보 활동이 주를 이룬 반면, 지올팍은 (연고 없는..) 개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vortex mad'는 무명에 가까웠던 지올팍을 무려 980만 조회수의 사나이로 만들어주었죠. (본인 채널을 '화제의 영화, 음악, 애니 혹은 가까운 미래에 이슈가 될만한 것들을 미리 선별 발굴하여 재구성·편집하는 매드무비 채널'이라 설명했는데, 인정합니다..) 그리고 초창기 발굴자(??) 'vortex mad'가 포문을 열자 다양한 이슈 채널들의 "퍼가요~♡"가 이뤄지며 지올팍의 알고리즘 정복을 이뤄냈습니다.
이렇게 발굴된 노래 'Christian'이 여러 개인 채널에 노출되며 유명세를 얻은 이후로는, 각종 패러디 영상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제는 진짜 모르면 안 되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댓글에서 닮은 꼴로 많이 언급되던 곽윤기도 패러디 영상을 찍어 그 화제성을 '샤라웃'했죠.
지올팍의 알고리즘 점령 사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는 바로,
모든 영상들이 동일한 구간 (하이라이트 군무), 동일한 키워드 ('천재')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천재'라는 바이럴 포인트에 격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조차 '천재 vs 천재 호소인' 논쟁으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바이럴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올라가는 화제성과 함께 올라가는 소셜 언급량... 그러나 점차 증가하는 부정어 비율..)
(어쩌면 요즘 유행하는 이 댓글이 화제성 인증마크는 아닐까요?ㅎ)
정리해 보면 지올팍 사태(?)의 시작과 과정은 모두 '소비자'였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챌린지들을 봐도 공급자 주도가 아닌 경우가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음악의 템포도 맘대로 조절하고요, 피프티피프티 손 안무 챌린지나 베트남 띵띵땅땅 챌린지 모두 다 소비자가 만들어낸 챌린지입니다. 지수 '꽃 챌린지'를 '꽃개 챌린지'로 소비자들이 변형한 재미도 생각나네요.
알고리즘이 화제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알고리즘은 소비자들의 니즈과 관심도를 실어나를 뿐이죠. 이러한 디지털 생태계는 소비자, 그리고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콘텐츠 없이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스스로 퍼나르고 재창조할 만한 포인트를 발굴, 공유하는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겠죠! (지올팍의 후킹한 비주얼과 멜로디, 안무를 '천재' 단 한마디로 정리한 쇼츠들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