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주부의 일상, 삶의 언어를 찾아서
[프롤로그]
하루를 묵묵히 살아내는 주부의 내면에는 생각이라는 우주가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낸 나만의 사유로, 이제 조용히 삶을 말해보려 합니다.
“나는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게 나를 버티게 했다.”
나는 늘 누군가의 이름 뒤에 붙은 말로 살아왔다. 아이의 엄마, 남편의 아내, 누군가의 며느리. 역할이 쌓이면서 정작 '나'는 점점 흐릿해졌고, 거울 속 얼굴은 매일 비슷했지만 마음속 풍경은 제각기 다른 날씨를 품고 있었다.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세상을 뒤흔드는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그저 하루를 살고, 밥을 하고, 소소한 일상을 꾸려왔다. 그런데도,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울컥했고, 어떤 순간엔 조용한 기쁨이 밀려들었다.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게 ‘생각하는 삶’을 살아왔다.
수술 후 요양 중인 지금, 멈춰진 시간 속에서 나를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 아침 햇살이 번지는 주방 창가, 혼잣말로 중얼이던 사소한 문장, 마트에서 오랜 시간 망설였던 물건 하나,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지난 시절의 기억들. 그것들은 모두 내 삶을 구성해 온 조각들이었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닌 순간들이지만, 내게는 오랜 시간 나를 지탱해 준 사유의 기록들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한 번도 글을 멈춘 적이 없었다. 단지 그것을 문장으로 꺼내지 않았을 뿐.
이 브런치북은 ‘평범한 나’에 대한 기록이다. 화려한 전환점이 없는, 묵묵히 이어져온 삶의 한가운데에서 발견한 내면의 언어들. 누군가의 인생에 커다란 의미를 주진 않더라도, 비슷한 자리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이 조용한 문장들이 다정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나는 여전히 평범하고, 여전히 주부이며, 여전히 무엇이 정답인지 잘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고, 이 사유는 내가 살아온 증거이자 앞으로도 살아갈 방식이라는 것.
이 책은 그 이야기에 대한 조용한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록을 지금,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