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로 그냥 살면

왕따 장자(3)

by 신아연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767] 왕따 장자(3) 지금의 나로 그냥 살면|작성자 자생한방병원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지난 금요일 제가 다니는 교회의 교인 집에 놀러갔더랬습니다. 사당역에서 창동역까지 50분이 넘는 시간을 가야 했습니다. 출발지 사당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또 탔지만 저는 의외로 느긋했습니다. '언젠가는 앉을 수 있겠지.' 하고.



같은 시내에서 지하철로 50분이면 꽤 먼 거리입니다. 몇 정거장 안 가서 곧 내릴 사람과는 마음 자세가 달라야 합니다. 앉을 자리를 잡는 것도, 당도하기까지의 마음도 길게 잡아야 합니다.



" 교외 정도로 가는 사람은 도시락만 싸가도 돌아올 때 배고픈 줄 모르지만, 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하룻밤 양식을 준비해야 하고, 천리 길을 가는 사람은 석달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한다." 는 장자 말씀처럼.



'나 자신 이상이 되는 것'도 이런 자세여야 겠지요. 지금의 내가 되는 것만 해도 벅찬데, 나 자신 이상이 되는 일임에야.



한편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인생 뭐 있냐, 적당히 즐기다 가는 거지.'라며 산다고 해서 누가 뭐라지 않는다고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지요? 그 말을 장자의 목소리로 들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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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열 작가의 '심상'



물고기가 큰 새가 되려고,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려고, 삶의 질적, 차원적 변화를 꾀하려고 전심을 다하고 있을 때, 그러니까 자기 자신 이상이 되려고 몸부림치고 있을 때 그 옆의 매미와 비둘기가 보고 이렇게 비웃습니다.



우리는 큰 맘먹고 날아도 나무 하나를 오를 뿐이며, 때로는 그것도 힘에 부쳐 땅에 떨어지고 마는데 어찌 구 만리를 날겠다고 설칠까.



장자는 그런 소리를 하는 매미와 비둘기를 보고 한심하다거나 그렇게 살지 말라고 비난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그러나 장자의 속마음은 조금 달랐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장자>는 '자유'에 관한 이야기니까요. 자유란 무엇입니까. 어딘가에, 누군가에 의지하지 않고 상황에, 환경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지요.



나뭇잎 한 장 정도를 뜨게 하는 작은 물웅덩이와 큰 배를 띄울 수 있는 깊은 물의 차이를 생각해 봅니다. 어느 쪽 물이 보다 더 자유로움에 가까운지를. 매미나 비둘기와, 구 만리를 날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는 큰 새 중 누가 더 자유로울지를.



결국 지금의 나로 살면 자유가 그만큼 적다는 뜻입니다. 세상 온갖 것에 불평불만입니다. 이거는 이래서 문제, 저거는 저래서 사달인 거지요. 인생 뭐 있냐며 적당히 즐기자 해 놓고는 이리저리 걸리는 게 많아서 즐겨지지도 않는 거지요.



지금 수준 이상을 박차 오를 때만이 자유가 주어지고 그 자유 속에서 진정한 쉼이 오는 것이지요.



그 새의 이름은 붕(鵬), 내일 계속하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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