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날개를 달다

왕따 장자(4)

by 신아연


[출처]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768] 왕따 장자(4) 붕어빵, 날개를 달다|작성자 자생한방병원



강남역 지하 상가에 가면 '날개 붕어빵'집이 있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지요.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주인이 <장자>를 읽었나 보다 하고요. 붕어빵이 날개를 달고 날아오른다잖아요. 그 맛이 어떨지 수일 내에 한번 먹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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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수록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소리입니다. 뭐가요? 물고기가 새가 된다는 소리 말입니다. 게다가 물고기의 크기가 수천 리나 되고 그것이 어느 날 푸드덕 뛰어올라 새가 되더니 그 새는 6개월에 한 번 날갯 짓을 하는데, 한 번 날갯 짓에 구만 리를 날고, 펼친 날개가 우주에 그늘을 드리울 정도라고 하니까요.



거기에 이름까지 지어주면서 황당함에 현실성을 더하고 있는 건데요. 물고기 이름은 '곤(鯤)' 새 이름은 '붕(鵬)'이라고. 이 정도면 중국 사람들의 뻥, 아니 장자의 뻥은 인류 이래 역대급, 최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더 웃기는 건 물고기 이름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큰 물고기라면서 그 이름이 '곤'이라니. 곤은 갓 부화한 아주 작은 물고기나 물고기 알을 뜻하지요. 가장 큰 존재에게 가장 작은 이름을 붙이기, 거기에도 장자의 장치가 있습니다. 그건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왜 그럴까요? 장자가 미친 걸까요? 미친 사람 이야기를 2500년 동안 하고 있을 리는 없고, 결국 자유에 관한 이야기인 거지요. 장자 스케일의 자유는 물고기가 새가 될 수도 있는 종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 그 새의 날개가 하늘을 덮을 수 있는 무한 경계의 자유인 거지요.



이 이야기를 공자가 들었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공자는 <논어>에서 괴이한 일, 세상을 어지럽히는 일, 신비한 일을 말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실 문제로도 골치가 아픈 판에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냐고 했겠지요. 나아가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죽음 이야기할 시간이 어딨냐고도 했지요.



공자적 마인드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함의 극치, 장자는 <장자>를 그렇게 시작하고 있는 거지요. 그 황당함이 곧 '자유의 극치'임을 펼쳐보이며.



내일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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