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미녀의 맛깔난 예수(26)
혼자 사는 친구가 최근에 소개팅을 했습니다. 제가 시켜준 거였어요(나도 혼자 사는 주제에).
"제 친구는 얼굴 예쁘고 마음씨 곱고 음식 솜씨 끝내주고, 자기 일도 있어서 노후 자금도 충분해요. 남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할 일은 없단 뜻이죠. 애들도 자립한 상태라 그 점도 부담되지 않을 거고요."
재혼 상대 찾기라고 딱히 못 박은 것도 아닌데, 저도 모르게 그런 조건부터 말하게 되더라고요. 경제적 여건, 자녀 독립 유무가 재혼 조건의 변수가 아닐까 싶었던 거죠.
그러면서 드는 비애가 '아, 나는 결코 남자를 못 만나겠구나. 두 아들은 걸림돌이 아니지만 내게는 돈이 없으니까.' 였지요.
저는 지금까지 제가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 자뻑녀'였죠. ㅎㅎ 그런데 사람으로서는 괜찮을지 몰라도 결혼 상대로는 전혀 아닌 거죠. 어떤 남자가 저같은 가난뱅이 여자랑 결혼하고 싶을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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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결정타를 맞았습니다. 어느 재혼정보회사 말이 남자들이 꼽는 재혼녀 최악의 조건은 종교에 빠진 여자라네요. 돈 없지, 종교 있지, 저는 남자들의 기피 0순위 여자인 거죠. ㅠㅠ
남들이 볼 때는 제가 영락없는 '종미녀(종교에 미친 여자)'로 보일 테니까요. 그런데 저는 종미녀가 아니라 예미녀(예수에 미친 여자)입니다. 예미녀를 종미녀와 같게 취급하는 건 모독입니다.
몇 십년 함께 산 배우자와 엊그제 만난 연인에 대한 느낌적 느낌의 차이처럼!
종교는 화석화되고 의무화된 의례, 조직, 신념체계입니다. 종교인이 되면 근엄하다 못해 위선적인 얼굴이 되기 십상이죠. 기독교가 '개독교'로 비아냥을 받고, 교회 다니는 사람이 싫다 못해 역겹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죠.
간디가 “나는 예수를 좋아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와 전혀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처럼.
종교적인 의식이 악행을 가리는 치장물로, 죄책감을 마비시키는 마취제로 오용될 수 있습니다. 예배, 헌금, 봉사 등으로 책임을 다했다는 착각만큼 신앙에 해로운 것도 없습니다. -<매일성경 7월 10일자>
저 예미녀는 종교적 의식을 통해서가 아닌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났기에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일상에서 예수님 성품대로 살고자 하는 신앙인입니다. 결코 종교인이 아닙니다.
예수님 성품대로 살 때 어떻게 될까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심을 갖게 되지요. 종교인의 유들유들하고 뻔뻔한 얼굴과는 정반대의 얼굴을 갖게 될테죠. 큰 바위 얼굴처럼. 예미녀가 되고 싶은 얼굴이지요.
나에게 "주님, 주님"이라고 하는 사람 모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사람만이 들어갈 것이다.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베풀지 않았습니까?" 그때, 내가 분명하게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모른다. 악한 일을 행한 자들아, 내게서 썩 물러가라."
마태복음 7장 21~2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