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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Jul 18. 2024

천생 글쟁이 신아연, 천생 재판인생되다

영혼 맛집 1008 / 나의 재판일지(13)


어제 재판 잘 하고 왔습니다. 지루하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쟁점은 명료하건만 원고 씨알재단 이*희 사무국장이 본질과 무관하게 어떻게든 시간을 끌면서 판결에 혼선을 빚으려는 의도 때문이었지요. 



거기에 지난 달 26일, 첫 재판 때와 다름 없이 저에 대한 인격모독과 모욕이 더해져 - 능력 면에서 무능하고 인성조차 형편없는 여자- 판사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참다못한 저도 취지에서 벗어난 발언을 해서 마찬가지로 판사의 제지를 두어 차례 받았고요. 



억울한 것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감정이 있을까요. 더구나 작정하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한테서. 그것도 전후 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 없는 판사 앞에서. 명치께가 바싹바싹 타들어가고 심장에서 불덩이가 불쑥불쑥 솟는 것 같았습니다.  



급기야 판사도 사람인데 싶어,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피토하듯 억울한 심정을 토하느라 한 시간 넘는 재판 동안 감정이 격앙되고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 탓에 지치고 탈진하여 어젯밤에는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했지만 들뜬 신경 탓인지 몇 시간 못 자고 오늘 새벽 2시 30분에 잠이 깼습니다. 



어제 재판날,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기도하고, 꼼꼼하게 다시 답변서를 읽으며 준비한 것과는 달리, 오늘 새벽 2시 30분 기상에는 허탈함이 몰려옵니다. 



재판은 이기고 지고에 관계없이 피를 말리고 사람을 피폐시킨다는 말이 맞나봅니다. 어제 같은 심정을 또 겪다간 제 명에 못 죽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기도해 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비록 평정심을 잃는 순간이 있었지만 여러분의 기도가 병풍처럼 저를 둘러 에워 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는 내 편이시라 내가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니 사람이 내게 어찌할까 / 시편 118:6



오늘 새벽 다시 하나님께 머리를 조아리며 순종을 다짐합니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기로. 



어쩌면 재판은 몇 년을 끌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씨알재단이 재판의 쟁점을 갑자기 바꿔버렸기 때문입니다. 



난데없이 제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지 뭡니까. 제가 재단에 무슨 손해를 끼쳤길래. 손해배상은 일껏 글 써주고 원고료도 못 받은 제가 청구해야 함에도.  



어제 재판 초장에 제가 판사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재판은 저의 저작권을 확인하기 위해 제 글에서 다른 필자와 표현이 같은 부분이 한 군데라도 있는지 그걸 원고가 증명할 것과, 제가 6월 30일까지 내 글로 책을 내겠다고 말한 카톡 발언 증거를 제시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판사가 그렇다고 말했고, 제가 이어 "그런데 오늘 그 두 가지 모두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즉, 제 글은 100% 제가 쓴 글이란 걸 원고도 인정한다는 뜻이며, 별 의미는 없지만 제가 6월30일까지 책을 내겠다고 한 말도 원고는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은 제게 있다는 판결은 이미 난 것 아닌가요? 그런데 왜 쟁점을 손해배상청구로 바꿉니까? 자기네가 질 것 같으니까 재판 방향을 제 멋대로 휙 돌려버리는 건 법정에 대한 모독 아닌가요?" 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판사는 제 말에 동의하며, 하고 싶으면 그 점은 별건으로 고소하는 게 맞고, 본 건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원고에게 확인시켰습니다.  



그로써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이 재판을 엿가락처럼 늘여가려는 씨알재단의 음험한 의도가 들키게 된 거죠. 그러면서 이번 재판이 마무리되면 손해배상청구 건으로 다시 소송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실적으로 재판을 3년도 끌어갈 수 있다는 게 저를 도와주시는 변호사님 말씀입니다.  



비록 어제는 지치고 흔들렸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천생 글쟁이 신아연,  '천생 재판 인생'을 살아야 하게 생겼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랬다고, 기왕이면 재판을 즐기려고요. 어떻게? 이렇게 계속 재판일지를 써서  한 권 한 권, 차곡 차곡 책을 내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어느 새 법률 전문 작가가 되어 있겠지요? ^^



그러기 위해 저는 요즘 본격적으로 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법도 알고, 책도 내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더구나 저의 붕어빵 아들이 변호사니 (아들은 영국법을 다루지만 어쨌든) 아들이 하는 일을 이해할 수 있어 엄마 좋고, 아들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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