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nvieretmars Jan 23. 2024

1개월, 아이 둘을 키운다는 것은

첫째와 둘째가 어떻게 만나면 좋을까? 의사들은 흔히 말한다. 둘째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소개해주면 엄마가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들어 오는 기분이라고. 그래서 첫째가 둘째를 병원에서 소개해주는 게 가장 좋다고 말이다. 나는 그 말대로 둘째가 태어나자마자 그날 방문자 시간에 맞춰 택시를 불러 엄마와 첫째를 병원으로 데려왔다. 첫째는 참 신기해했다. 그동안 내 뱃속에 있었던 동생이 나와있으니 말이다. 신기해하면서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래 어색해하는 모습이 여력 했다. 그렇게 매일 5일 동안 방문자 시간에 택시를 불러 엄마와 첫째를 병원으로 데려와 첫째와 둘째가 익숙해지고, 우리와 시간도 보내며 엄마의 짐을 좀 더 덜어 주고 싶었다. 퇴원하고 집에 오기 전까지 첫째와 둘째는 라포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자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진실의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퇴원하고 온 첫 날밤, 첫째가 자야 될 시간이 지난 9시. 둘째가 울어 모유수유를 하고 케어를 하고 있었고 남편은 첫째를 재우려 첫째 방으로 들어갔다. 둘째를 겨우 재웠는 데 첫째가 울고 불고 소리 지르면서 "엄마" "엄마" 하는 것이 아닌가. 둘째는 깼고, 첫째도 내가 케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출산이 순탄했다면 이 모든 게 힘들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난 진통제를 먹었는 데 어지럽고 토를 하고 있었고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 가는 것도 밑이 빠질 것 같이 아파 힘들었다. 그다음 날도, 그 다다음날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었다. 


둘째는 내가 케어, 첫째는 남편이 케어, 집안일은 엄마랑 남편이 나눠서,라고 했으나 이런 역할 분담도 소용이 없었다. 첫째는 아직 3살을 넘긴 아기였고 엄마의 사랑과 관심이 받고 싶은 거였다. 당연하다. 이렇게 당연하지만 나한테 넘겨진 책임들이 너무 모질게 느껴졌고 내 몸 케어보다는 첫째와 둘째를 케어해야 한다는 사실이 당연하지만 슬펐다. 이대로 산후 회복을 못해 몸이 평생 망가지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앞섰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둘째는 신생아인데 모유를 잘 먹긴 하지만 잠을 잘 자지 않았다. 병원에서 4일 동안 잠만 자다가 5일째부터는 악을 쓰고 울면서 잠을 자지 않았다. 이것 또한 많은 스트레스였다. 적어도 생후 2개월까지는 먹고 자고 하면서 둘째가 잘 때 나도 같이 자며 몸을 회복해야 하는 데 불가능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생후 3주가 되니 1-2시간 잠을 자기 시작했다. 내 몸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첫째가 등하원했을 때, 잠자기 전에 몇 분이라도 시간을 보내며 사랑을 표현해 주었다. 둘째를 아기띠에 재우며 첫째와 30분 이상 놀아주려고 노력했다. 


둘째 생후 4주째는 첫째가 안정기에 도입했다. 일 킬로 넘는 거리지만 걸을 수가 없어 택시를 타고 갔지만, 나가서 간식을 사 먹고 오고 원하는 찰흙도 사주었다. 집에 오는 택시 안에서 첫째에게 물었다. "루이야,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둘째가 태어났어도 난 너를 많이 사랑해." "루이는, 둘째 태어나서 질투 나고 싫어?" 


첫째의 대답이 나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아니, 둘째 태어나서 너무 좋아. 행복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