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글쓰기#2
“엄마. 엄마도 나 처럼 어렸을 때에는 실수 많이 했겠지?"
학교에서 돌아온 막내아이가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면서 다짜고짜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아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유도 묻지 않은 체, 학교에서 돌아온 막내아이가 귀여워서 그냥 얼버무리며 꼭 끌어안고 대답해주었다. "그럼, 그럼, 엄마도 실수 많이 했지. " 내 품에서 꼭 끌어안겨 있다가 풀려난 아이가 또 다시 나즈막이 말했다. "나도 그럼 엄마처럼 어른 되면 실수 덜 하겠지."
몇일이 지나서야 아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유를 자연스럽게 찾았으니, 바로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 안에 정답이 있었다. 슈뻘맨이라는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영상 안에 재미있는 가사말이 유쾌한 노래이다. 내용인즉 매번 실수하고 틀리고 혼나는 아이, 그런 아이들에게 "괜찮아. 실수해도 돼. 어릴 땐 누구나 틀리면서 배우는거야" 라고 유쾌하게 위로해준다. "못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커 가면서 배우는 거라고, 어깨 펴고 당당하라."고 다독여준다. 왜 아이가 그런 말을 했는지 그제서야 이유를 알았고, 아이가 좋아해서 자주 듣다보니 어쩐지 의미를 더 많이 곱씹어보게 된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배운다. 처음이니까 못 하는 게 당연한 거다. 실수가 있어야 배울 수 있고, 아픈 시간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그걸 인정해주지 못하고 다그친다면 나쁜 어른이다. 어른이 되었다고 완벽한 것도 아니다. 어른들도 실수하고 여전히 넘어진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누구나 실수 앞에서 관대해야 한다.
글쓰기도 그렇다.
처음이니까 어설프고 유치하고 못 하는 게 당연한거다. 막막하고 두려운 것이 당연한 거다. 첫 문장이 엉성해도 괜찮다. 실수는 나쁜 게 아니라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우리가 감명받는 책 들도 처음엔 어설픈 메모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글쓰기 관련 서적을 보면서 글쓰기 팁을 얻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을 써야 하는 동기를 다시 확립하고 자신감과 용기를 장착해나간다. 수 많은 작가들이 글쓰기의 고충과 자신의 한계를 토로하고 있기에.
글을 잘 쓰려는 욕심보다는 한 걸음 내딛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낼 때, 나만의 이야기를 자신있게 써내려갈 수 있다. "잘 쓰는 글" 이 아닌 "내 글"을 쓰는 시간을 여전히 사랑하고 동경한다.
"내가 쓴 글이 엉망이면 어때? 그것 조차 나만의 흔적이고, 나를 닮은 이야기잖아." 이런 따뜻한 자기허용이야말로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