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글쓰기#6
나는 그저 평범한 주부이다.
하루 종일 집안일과 육아로 정신없이 바쁘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 건 꿈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뭔가를 하고 싶어.
내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싶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내 안에 어떤 소리를 끌어내야 할까?“
그 작은 목소리를 외면한 적도 많았다.
“나 같은 사람이 뭘 쓰겠어?"
스스로를 의심하는 그 질문은 마치 막힌 담처럼 거대했고 돌아갈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는 것 같이 막막하기만 했다. 방 안의 적막함이 귀에 닿는다. 간혹 펜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내는 소리와 깊은 한숨이 울린다. 멀리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만, 그것조차 나와는 무관한 소음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억지로 노트와 펜 앞에 앉아있는 순간이 더 많아졌다
“평범해도 괜찮아
지금의 나를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한 줄씩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리되지 않은 서랍을 마음껏 뒤적이다보니 잊고 있던 보물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자리를 찾지 못해 엉크러져있던 생각의 실타래들은 어느덧 보기좋게 정리된 책장 속 서립처럼 하나 둘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 나만의 글이었다. 완벽할 필요 없다고, 그냥 써보자고 스스로 다독이며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어지럽던 생각들이 정리되고,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누가 내 글을 읽어줄까?”라는 두려움과 “내가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계속 따라다녔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내 글이 한 사람에게라도 닿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었다. 아니, 무엇보다 그 때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표현하는 것 자체로 묘한 쾌감과 성취감이 있었다.
묵묵히 그 길을 걷다보니 나는 작가가 되었다. 대단한 재능이 있어서도 아니고, 특별한 환경이 뒷받침되어서도 아니다. 단지 시작했고, 쓰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은 선택받은 사람만이 쓰는 것이 아니다.
용기를 내어 시작하는 사람의 몫이다.
멈추지 말고 써라.
세상은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