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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가치란 없다

일상에세이 ) 금보다 가치있는것

by 쓰는핑거

요즘 뉴스만 켜면 금값 얘기다. 어디선가는 '금테크'가 인기라 하고, 누군가는 "금반지라도 사둘 걸" 하고 아쉬워한다. 실제로 금값은 치솟고 있다. 경제가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안전한 자산을 찾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금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금에 대한 이 관심은 단지 요즘 사람들만의 일은 아니다. 오히려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15세기 말, 유럽인들이 거친 바다를 향해 나아갔던 건 단순히 향신료 때문만은 아니었다. 물론 그들도 후추나 계피 같은 아시아의 맛에 매료됐지만, 그 너머에 있는 진짜 보물은 ‘황금’이었다. 콜럼버스가 항해에 나설 때 가지고 다녔던 《동방견문록》에는 무려 366개의 메모가 남아 있었고, 그 대부분은 황금의 땅 ‘지팡구’에 관한 것이라 한다. 그가 찾고 싶었던 것은 향신료보다도 황금이었던 것이다.그렇다. 금은 오래전부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금을 단순한 장식이 아닌 ‘신의 살’로 여겼다. 파라오가 황금으로 장식된 이유는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신과 하나가 되기 위한 상징이었다. 황금 마스크를 쓴 투탕카멘의 얼굴은 지금도 우리에게 그 신비로움을 말해준다.불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처님의 모습이 금빛으로 그려진 건 단순히 고급스러워서가 아니라, 신성함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신과 연결된 존재였던 셈이다.



신의 상징이었던 금이,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물건이 되었다.

"금값이 올랐대!"

"지금이 사야 할 때야!"

우리는 금을 통해 부를 꿈꾸고, 안정을 원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금 앞에서 똑같이 눈이 반짝인다. 결국 금은 우리가 무엇을 갈망하는지 보여주는 거울 같은 존재 아닐까? 안전, 권력, 신성함… 혹은 아주 단순한 ‘내일의 불안’을 잠재워줄 희망....여전히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영원히 사그라 들지 않는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어 한다. 요즘 치솟는 금값을 보며, 나는 문득 수천 년 전 황금 마스크를 쓰고 잠든 왕을 떠올린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구나....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도 말했다.

“황금은 인간의 깊은 잠재의식 속에서 본능을 만족시키고, 상징으로써 이용하기를 재촉하는 그 무언가를 갖고 있다.”






결국 금은 단순한 금속이 아니다.

그 반짝임은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며, 우리가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하는 본능과 불안을 달래는 상징이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금을 통해 신을 닮으려 했고, 지금은 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려 한다. 금값은 오르고 있지만, 어쩌면 진짜 값이 있는 건 ‘금’이 아니라, 그 금을 향해 흔들리는 우리 마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 더 책 속에 파묻힌다. 글을 쓰며 내 마음을 더 돌아본다. 내가 찾은 금보다 더 가치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의 생각과 환경이 다르기에 진정한 가치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한낱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늘 피었다 지는 들풀처럼... 그냥 그렇게.., 그모습그대로 그자리에...오늘도 나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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