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주라도 해보자

by 퍼퓸

또 저지르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갑자기 후회감이 밀려왔다.

작심일주도 못 지키게 생겼다.


‘작심삼주’라는 말맛에 홀딱 빠져 처음에는 잘해보자 했다.

그런데 첫 주부터 상황이 녹녹지가 않았다.


작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매일 유튜브 광고 영상을 만들어 올려야 했고, 그 외 매일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아침 기상부터 취침 전까지 식사 시간을 빼고는 종일 일을 하고 지내던 차에, 상황파악 없이 덜컥 충동적인 선택을 하고야 만 것이다.


2023년 과로로 응급실을 두 차례 다녀오고나서부터 브런치에 글 쓰는 활동을 멈췄다. 행동만 멈춘 게 아니라 마음도 속절없이 빠져나왔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최근 들어 브런치라는 나의 방을 너무 오래 비워뒀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였다. 시간이 멈춘듯한 그 방을 열어보니. 처음 작가 승인을 받았던 그 벅찬 감정조차 낯설게 느껴졌다.


글을 쓰지 못했던 긴 시간 동안,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잠시 돌아보았다. 일은 많았지만 나를 위한 말은 없었고, 생각은 넘쳤지만 기록되지 않아, 다 흘려 보냈다.


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언제 다시 시작해 볼까' 고민하던 차에, <브런치 작가되기> 선생님의 반가운 단톡방 초대가 왔다. 그리고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시작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생각했는데 역시나 선택은 쉬워도 상황은 마음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도 불안감과 후외감은 밀려왔고 행동을 지속하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바쁘게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니, 어쩌면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데는 적당히 충동적인 선택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남편은 늘 내게 굳이 안 해도 될 일들을 벌여서 힘들게 사느냐고 묻는다. 사실 일에 치여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는 괜히 일을 벌여 이 고생을 하는구나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하지만 이렇게 한 선택으로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직은 설레고 가슴이 뛰고, 충동적인 선택이라도 할 수 있는 이 상황에 감사의 마음까지 갖게 된다.


키에르케고르가 “인간은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후회를 할 것이다”라고 했다는데, 이왕 후회를 할 거라면 하고 싶은 걸 하는 선택이 ‘선택하는 순간의 기쁨’이라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나를 위로해 본다.


이제 작은 결심 하나로 일주를 버텨냈다. 삼주 후에도 꾸준히 글을 쓰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도 삼 주간은 해본 쪽에 서기로 선택했으니, 다음 주에도 또 써보기로 결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