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만 어려운 그것
마케팅에서 중요한 사고방식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의 출발점이 제품이나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여기까지는 정보를 조금만 찾아보셨다면 다들 모르시는 분이 없을 것이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어려운 내용이 없으며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 뒤가 문제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질문하기 시작하면 백지처럼 머리가 하얗게 변합니다. 케이스마다 상이한 부분이 많아 보편적인 설명을 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보편적인 설명은 어렵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내딛을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수는 있을 것 같아 그 부분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이 부분에 능숙해지고 높은 이해도를 가지려면 관련 글 몇 개를 읽는 것으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반드시 충분한 이론을 습득하고 많은 사례를 접하고,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론과 경험, 두 가지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묻냐면 경험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거기서 뽑아낸 인사이트, 통찰력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마케팅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까'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모두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저런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입장에 따라 생각의 중심이 바뀌기 때문에 우리를 위한 물건을 살 때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물건을 팔 때는 브랜드,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사람의 두뇌는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도록 설계되어 있기도 하고 반대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근데 마케팅을 할 때는 우리가 이것을 뒤집어야 합니다. 완전히 소비자의 입장이 될 수는 없지만, 된 것처럼 거꾸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판매자의 입장으로 가져와서 적용시켜야 합니다. 실제로는 반반 섞인 정도에서 사고를 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판매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소비자만 생각하면 공짜로 물건을 나눠줘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마케팅에서 가격, 홍보, 제품 등 어느 세부 분야든 간에 소비자의 생각에 맞춰 개선을 진행한다면 효과가 나타날 확률이 올라갑니다. 마케팅 일반 실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광고를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대로 짜는 것보다 실제로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과 흥미 있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좋은 성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말로만 보면 쉬워 보이지만 많은 브랜드와 회사가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 소비자보다는 우리에 초점을 맞춥니다. 제 생각에는 대부분까지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많은 곳에서 이것을 어려워하거나, 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업체들은 이미 마케팅을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고 접근성 또한 높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잘하지 못하는 곳을 쉽게 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음먹고 찾아보면 금방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위에서는 소비자 중심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설명을 드렸습니다. 충분할지 그렇지 못할지는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아래에 말씀드리는 예제는 단편적이지만 실제로 어떻게 적용시키는지는 보시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예를 들어 B급 상권의 골목에 위치한 카페 A가 있고 주인은 매출 상승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현재 카페 주인이 하고 있는 '어떻게 하면 매출을 늘릴까'라는 질문은 소비자 중심의 생각이 아닙니다.
단순하게 구조를 짜보자면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카페 방문자가 많아야 하고, 방문자가 와서 커피를 구매를 해야 합니다. 이것을 토대로 소비자에 맞춰 고민을 바꿔보면 여러 가지 질문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내가 고객이라면 이곳에 방문해 커피를 마실 것인가?', '고객이 방문하지 않을 것 같다면 무엇 때문인가?', '이 근처의 고객들은 어떤 기준으로 카페를 고르고 방문할까?' 등 할 수 있는 질문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하나씩 답을 찾고 개선하다 보면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입니다.
일반 쇼핑몰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를 토대로 '왜 우리 쇼핑몰에 들어온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지 않을까?', '오자마자 고객이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소비자 중심의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답을 찾을 때도 소비자 중심의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가격을 결정할 때도 우리만을 고려하면 늘 더 높은 가격에 팔아야 합니다. 소비자들은 비슷한 상품에 어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는지 확인하고 제품의 적정 가치를 계산해서 가격을 매겨야 합니다. 이것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는 내가 소비자가 되어 구매한다고 생각을 해보면 조금 더 판단이 쉬울 것입니다. 내가 팔고 싶은 가격보다 소비자가 구매할만한 가격인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당장 하기는 어려우니 의식적으로 질문을 던져보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이유를 찾고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중심을 소비자에게 맞추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무엇이든 그렇듯 능숙해질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에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소비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