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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버스 Nov 16. 2024

부족한 수면은 결국 다시 찾아온다

수면이즈백

평소 새벽에 자다가 깨면 다시 잠드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가끔은 다시 잠들지 못해 깨어 있기도 한다. 그 이유는 항상 같지는 않지만 대부분 두 가지 이유다.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잠을 방해하거나, 다양한 출처의 소음 때문이다. 이른 새벽이라면 시간이 지난 후 잠에 들지만, 아침이 밝아오는 늦은 새벽에는 눈을 감고 있다가 그대로 깨기도 한다. 오늘은 안타깝게도 후자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상에서 높은 피로감이 이어진다. 이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결국 부족한 잠을 자야만 한다. 잠깐 쉬는 것은 피로를 풀어줄 수는 있지만 잠을 채워줄 수는 없다.


나는 수면이 부족할 때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글을 쓰는 것이 더뎌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때도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많은 여가시간을 할애하여 글을 쓰고 있는데, 잠이 부족한 날에는 이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 낮잠을 자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러닝을 시작한 뒤로 많이 피로해도 낮잠을 자고 싶을 때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냥 피로한 상태로 일상을 보내고는 한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날에는 카페인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평소에는 하루에 대략 200 ~ 250mg 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한다. 용량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아메리카노 2잔 분량 정도가 된다. 누구한테는 많은 양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먹어야 운동도 잘 되고 머리도 잘 돌아간다. 잠이 부족할 때는 여기에 커피 1잔을 더 추가해서 하루 카페인 300mg 정도를 먹는다. 이렇게 커피를 먹으면 일단 아침과 점심까지는 생활하는 것에 큰 지장이 없다. 대신 오후 4시가 넘어가면 급격한 피로감이 몰려온다. 이때 커피를 더 먹으면 조금 더 연명할 수 있겠지만, 너무 늦게 마시면 오히려 잠이 오지 않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 그렇게 조금만 버티면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부족한 수면은 헬스장에서 하는 근력 운동에도 영향을 준다.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중량 운동을 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항상 무게를 낮추고 개수를 높여서, 조금 더 안전하게 운동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렇게 되면 쉬는 시간은 길어지고 운동 강도는 낮아지니 어쩔 수 없이 운동의 질이 떨어진다. 이런 날에는 하체 운동을 하면 피로가 극심해서 잠을 못 잤을 때 하체 운동은 되도록 피하고 있다.


수면은 부채와도 같아서 활동하는 만큼 수면으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성실하게 갚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갚지 못하는 날에는 결국 다음날에 더 많은 수면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제때 갚는 것이 좋다. 갚지 못한 수면이 누적되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잠이 부족하면 특히 암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암세포와 싸우는 면역세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하니 머리를 덜 쓰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덜 피곤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생각이 떠오르고 흘러가게 두고 있다. 머리가 쉴 수 있는 시간만 조금 더 제공해 준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늘은 아직 헬스장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아껴야 할 필요가 있다. 잠을 덜 잤어도 운동은 가야 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수면은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찾아오게 되어 있으며 저항해도 소용없다. 무조건 갚아야 하는 부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환을 독촉받지 않으려면 평소에 규칙적으로 넉넉하게 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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