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아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쓴 글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글을 50개 조금 넘게 썼으니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둘러보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제가 쓴 글을 보니 추억도 떠오르고 재밌었지만,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글이 괜찮다 싶은 게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이런 글은 왜 썼을까, 글을 썩 잘 쓰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든 글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는 법입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글을 정말 열심히 썼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봤을 때는 글을 열심히 썼구나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글을 한 번에 쓰는 법이 없었기 때문에 썼다 지웠다를 한참 반복하다가 글을 완성하고 업로드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글 작성이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하루에 하나를 올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느꼈었고, 며칠에 하나를 올리는 것도 참 부담이었습니다. 왜냐면 잘 쓰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컸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면 욕심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그렇게 해야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적기로 해서 그런지 크게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정말 바쁠 때는 출근길 버스와 지하철에서 초안을 작성했었는데, 어떻게 했었나 모르겠습니다. 너무 졸려서 쓰다가 중단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매번 앉아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그렇게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습니다. 그게 효율적이라도 생각이 들지도 않고 말입니다. 차라리 정신이 맑을 때 바짝 쓰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글 중에는 이건 그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 싶은 글도 있었습니다. 누군지 말하지는 않지만 특정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글이 이에 해당하는데, 개인적인 기준에 과했다 생각이 드는 것들은 모두 정리했습니다.
항상 선은 지키면서 적었기 때문에 그대로 둬도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마음이 불편해서 앞으로도 계속 거슬릴 것 같았습니다. 글을 쓰느라 들인 노력을 생각하면 아쉽지만, 다시 쓰면 되니까 쿨하게 버리는 것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런 글은 앞으로 쓰지 않도록 주의하려고 합니다. 굳이 써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입니다.
글을 둘러봤을 때 제가 대만족을 할 만큼 잘 쓴 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글 솜씨가 뛰어난 것이 아닌데 제가 대만족을 하는 것도 이상하기는 합니다.
글이 전체적으로 이상한 경우는 없었지만 부분적으로 부족한 글은 많았습니다. 여기서는 이렇게 표현하는 게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왜 글을 이렇게 썼을까 싶은 게 가끔 보였습니다.
반대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생각해 보면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괜찮다고 생각되는 문장들은 종종 있는데, 좋다고 생각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최대한 담백하게 적으려다 보니 마음에 쏙 드는 부분이 나오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나에게 너무 엄격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또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발전할 여지도 그만큼 많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글을 쓰니 한 1,000개쯤 포스팅한 것 같아 보이지만 고작 50개가 조금 넘었을 뿐입니다. 뒤는 가끔만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집중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가끔 브런치를 둘러보다 보면 성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글을 1,000개 이상 작성한 분들을 보는데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제일 어려운 건 역시 오랜 기간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운동이나 책 읽기처럼 오랜 기간 이어온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곳에 브런치가 포함되지 않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글을 오래간만에 써서 그런지 상당히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지는데, 이것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