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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보다 예쁜 여자 Mar 18. 2024

SNS는 과연 독인가

남에게 보이는 나



개인이 아닌 한 공예가로 2017년 블로그를 시작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다. 브런치까지 합하면 네 개나 된다. SNS는 부정적인 면도 사실 많으나, 얻을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사람정보이다.


나의 인스타그램의 팔로워의 반 이상은 지금까지 6년 동안 변함없는 응원을 해 주는 외국 사람들이다.


SNS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의 소통은 나의 예술활동의 사고 영역까지 넓혀준다. 사진의 개나리와 영춘화는 한 인스타 친구가 올린 영춘화를 보고 영감을 얻은 것이다.




나의 브런치의 첫 구독자는 음악을 하는 인친(인스타그램 친구)이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유일하게 알린 사람이다. 그 친구가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나도 첫 순간을 함께 했다.


6년 전 나의 첫 전시회에 수줍은 표정으로 와 주었던 예쁜 친구는 ‘함께라는 위로’라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음악까지 선물해 주었다. 나의 글을 한 자도 빼놓지 않고 읽어주는 친구의 정성은 지금까지 내가 글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힘이었다.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는 온라인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말한다. 요즘은 Social Media(소셜 미디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2022년 기준 가장 범용적인 것은 페이스북으로 유튜브, 왓츠앱, 인스타그램, 틱톡이 뒤를 잇는다고 한다. (나무위키)



SNS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브런치라는 것을 알려 준 사람도 블로그 이웃인 김미선 브런치 작가이다.


블로그는 작년 7월부터 주제를 세계여행으로 정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명절 때 가족여행을 올리며 많이 고민한 적이 있다.  치솟는 물가에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누군가는 여행을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사회초년생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출근을 하고, 취업준비생은 정규직의 좁은 문을 뚫으려 힘겹게 명절을 나는데 외국여행기를 올리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세계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를 되새겨 보았다. 여행은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해 가도 시행착오를 겪는다. 정보가 많을수록 즐거운 여행이 된다. 나의 글로 세계여행의 꿈을 갖게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이어나가고 있다.


본인이 직접 체험한 정보 이상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브런치에도 엄마를 간병한 요양체험기를 쓰고 있다.





SNS를 개설하고 가장 폭발적 반응을 보인 곳은 페이스북 페이지이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비즈니스, 브랜드, 단체들이 만드는 공간이다.  시작하자마자 메시지가 빗발쳤다.


”사고 싶어요. 얼마예요? “


나는 일반판매를 하지 않는다. 상표등록도 하지 않았고 온라인 판매 등록도 하지 않았다. 돈을 받고 팔만한 작품이라는 자신감이 없는 것이 첫째 이유이다. 두 번째는 판매보다는 작품 연구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하고 싶기 때문이다. 꼭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개인 전시회를 통해 ‘꾸민 사진’ 이 아닌 ‘실제 모습’으로 선택하게 하고 있다.


불만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럼 자랑하려고 올리느냐? “

“네 정체가 뭐냐? 혹시 간첩이냐? “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이다. DM으로 작품을 사고 싶어 물어보는 사람들 중엔 외국사람들도 많았다. DM (Direct Message) 은 공개적 댓글소통이 아닌 개인 간 소통수단이다. DM으로 전화번호를 들이대며 연락하라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SNS의 부정적인 면을 줄이고자 내가 하는 방어책은 메시지와 DM (Direct Message)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 대신 댓글 소통은 열심히 하고 있다. 모든 것에는 동전의 양면이 있다.



SNS를 하면서 누구나 팔로워나 구독자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성적표처럼 맨 위에 놓여 있으니, 누구나 남에게 보이는 숫자에 집착하게 된다.


SNS를 개설하고 가장 팔로워가 많은 것은 페이스북 페이지이다. 나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하거나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몇 달 만에 만 명이 넘었다. 그런데, 엄마 간병으로 SNS 활동을 쉬자 페이스북은 2,000 명, 인스타 1,000 명, 블로그 1,500 명 정도가 떠나갔다.


팔로워는 그렇게 쉽게 와서 쉽게 간다. 팔로워의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 얼마나 오래 팔로워로 남아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또다시 거의 못하고 있는데도 지금은 팔로워 숫자가 거의 줄지 않는다. 진심으로 기다려 주고 있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남에게 보이는 나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인스타그램에 팔로워를 판매하는 광고가 끝없다. 특히 예술가로 명시해 놓은 내 인스타그램은 자주 외국에서 보내는 메일까지 받는다. 그런데,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다. 50% 할인 메일도 온다. 마음만 먹으면 몇만은 쉽게 늘릴 수 있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팔로워나 좋아요를 돈을 주고 사서 활동하는 사람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가려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돈을 주고 산 팔로워들의 계정이 버젓이 존재한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던 디자이너가 있다. 내 팔로워 숫자와 비슷한 개성 강한 디자이너였다.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큰 예술가였다.


하루는 그 계정이 갑자기 팔로워가 일만이 되어 있었다. 좋아요도 갑자기 천 단위로 늘어 있었다. 다음 날은 2만, 그러더니 일주일 만에 5만이 되었다. 안타까웠다. 좀 더디게 늘더라도 팔로워가 충분히 많이 늘 수 있는 예술가였다.


그녀의 짙은 화장을 개성이라 생각했는데 그 화장이 가면처럼 느껴졌다. 바로 언팔(팔로우 취소) 했는데, 들킨 걸 알았던지 그 사람도 바로 나를 언팔했다.  





블로그에는 ‘이웃’과 ‘서로 이웃’이라는 팔로워가 있다. 그런데, 블로그도 가장 위에 성적표처럼 이웃수가 놓여 있다.


블로그에서의 ‘이웃추가’는 브런치에서의 구독에 해당하며, 맞구독을 원할 때는  ‘서로 이웃 신청’을 한다.


서로 이웃 신청하는 사람 중에는 진짜 소통을 원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웃 숫자를 늘리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수락해 주면 살짝 삭제해 나만 구독자같이 남게 되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는 반드시 찾아내 나도 이웃을 삭제한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서로 이웃 신청 수락은 거의 안 하는 대신, ‘이웃추가’ 해 열심히 소통해 주는 이웃은  내가 먼저 서로 이웃을 신청한다. 이웃수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나의 감사의 표현이다. 블로그 이웃인 브런치의 김미선 작가 역시 그런 경우이다.



나의 브런치의 구독자는 전부 브런치 작가들이다.  물론 지인들에게 연락해서 구독자를 늘릴 수도 있지만, 내 글을 읽어 주는 구독자를 갖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씩 늘어가는 구독자 숫자가 큰 기쁨을 안겨 준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첫 한 달 동안은 부족한 내게 구독을 눌러준 작가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무조건 맞구독을 했다. 그런데, 맞구독하자 슬쩍 취소한 작가가 세 명 있다. 나도 관심작가에서 바로 삭제했다. 맞구독을 안 하면 구독을 취소한 작가들도 몇 명 있다.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남에게 보이는 나에 집착하게 된다. 나 자신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한 나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 어떤 블로그 이웃이 내게 이런 말을 해 주었다.




“나의 삶과 괴리된 글쓰기, 사람들이 읽기에 모두가 아름답다고 할 만한 글을 쓰기보다는 직접이든 간접이든 나의 고뇌와 나의 상처, 나의 흉터까지도 고스란히 녹아있는 나의 삶이 그 글의 뼈대가 되는 글을 써보시기를 바랍니다 “



“많이 읽으세요.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습니다.

우물에 고인 물이 없으면 두레박 줄이 아무리 길어도 길어 올릴 수가 없으나, 우물에 물이 가득 고이면 두 손을 모아서도 퍼 올릴 것이 많습니다 “



글 쓰기는 삶 쓰기입니다. 작가라는 허명에 현혹되지 않고 기교에 유혹되지도 않으며, 길고 긴 세월 살아가듯 많이 읽고 깊게 익힌 후에야, 쓰고 또 고쳐 쓰고 또 고쳐 쓰는 간절함으로 중단 없는 삶과 함께 쓰다 보면 언젠가 스스로 뿌듯한 글이 됩니다”


이런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준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바로 SNS의 한 이웃이다. SNS는 과연 독인가?





어제 페이스북 페친(페이스북 친구) 이 올린 글을 브런치 작가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2024년 올봄 3월에 시전문계간지 <시결>이 창간호를 냈다. 신인 투고 10편을 받아 외부 엄정한 심사를 통해 한 명을 선정하며, 상금은 5백만 원씩, 일 년에 두 번 상금을 수여하는 신인상 공모를 하는데 매 년 개최할 것이라 한다. 신인등단 상금을 신춘문예 수준으로 올렸으며, 응모 시에는 표지에만 이름, 주소, 전번 표기하고 시엔 이름울 표기하지 않아야 한다.


문학을 멀리하는 현세태 속에서도 당당히 걷고자 하는 시인과 시인지망생들을 위해 신춘문예에 다름 아니게 심사숙고하여 신인을 뽑고자 마련한 것이니, 뜻있는 분들의 투고를 바란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친구이자 블로그의 이웃이며 브런치의 첫 구독자이기도 한 Dear Gray의 ‘함께라는 위로’를 봄을 맞이하는 영춘화, 개나리와 함께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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