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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보다 예쁜 여자 Apr 27. 2024

SNS의 소중한 사람들이 만들어 준 나의 브런치북

꽃 피운 엄마, 꽃 피우는 나




브런치북을 발행했다. 많은 분들이 남겨 준 따뜻한 글과 함께 한 브런치북은 여느 출판사에서 출간한 종이책보다 소중하기에 커다란 기쁨이 몰려온다.





하늘나라에 가신 엄마이야기를 쓰며, 엄마에게 잘못한 것들만 떠올라 힘들었다. 작가님들이 넘치게 주는 따뜻함에 큰 힘을 얻어 엄마 이야기를 마칠 수 있었다.



브런치북을 발행하기 전, 가장 힘든 부분은 제목이었다. 브런치의 이제은 작가님이 남겨 준 시 ‘꽃 피우는 직업’ 이 떠올랐다.



꽃 피우는 직업
-
어느 날 아침, 당신이 일어났을 때
그토록 빨리 첫 번째 꽃이 핀다
혹은 짧은 머뭇거림의 한 순간
막 피어나려는 것을 당신은 포착한다
다음 날, 또 다음 날
처음에는 새끼 망아지처럼 수줍어하다가
셋째 날과 넷째 날에도 망설이다가
마침내 그 튼튼한 기둥 꼭대기에서
의기양양하게 꽃이 피어난다

만일 사람이 저토록 흔들림 없는
순수한 추진력에 이끌려
한눈팔지도 서두르지도 않고
온 존재로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을 가지고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불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꽃을
불완전한 것조차 감추지 않는 꽃을!

-드니스 레버토프


엄마가 꽃과 새로 가둑 찬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며 만든 작품,




꽃 피운 엄마, 꽃 피우는 나‘ 라고 제목을 붙였다.


하늘나라에 가신 엄마는 조경업을 했었다. 어릴 때부터 꽃과 나무와 함께 자란 나는 가죽으로 꽃을 만들고 있다.


엄마는 미술 전공도 안 한 내가 국전에 두 번이나 입상했다고 누구에게나 자랑했었다. 그래서, 국전에서 첫 입상한 작품인 ‘나목에 핀 장미’를 브런치북 표지에 넣었다.



2018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현대공예 부문 입상 작품 <나목에 핀 장미>



작가명 ‘꽃보다 예쁜 여자’는 브런치를 시작하고 유일하게 알린 인스타그램 친구인 Dear Gray 님이 지어 준 것이다. 6년 전, 나의 첫 전시회에도 수줍은 표정으로 와 주었던 그녀는 브런치의 첫 구독자이며 블로그 이웃이기도 하다. 일 년 전 어느 날, 그녀는 나를 이렇게 불러주었다.


’ 꽃과 같은 마음과 꽃보다 아름다운 ㅇㅇ님‘


그녀의 아름다운 시선은 그렇지 못한 나를 그렇게 보아주었다. 그렇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이 스며 나와 외면까지 빛나게 해 주는 그런 ‘꽃보다 예쁜 여자’가 꼭 되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작가 프로필에는 이렇게 소개했다.



꽃보다 예쁜 여자가 되고 싶어 꽃을 만드는 공예가입니다.

물론, 외면이 아닌 내면입니다.





꽃보다 예쁜 여자’라는 작가명 덕분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내내 많은 작가님들이 예쁜 꽃작가님, 꽃보다 예쁜 작가님, 꽃보다 아름다운 작가님, 꽃작가님… 이렇게 따뜻하게 불러 주어 언제나 가슴이 벅차오르며 큰 힘이 되었다.


또한, 블로그 이웃인 김미선 작가님이 브런치 작가라는 꿈길로 인도해 주었기에 글을 쓸 수 있었다. 첫 글부터 마지막글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따뜻한 응원의 글을 남겨 주었다.


나의 브런치북은 이렇게 SNS의 모든 소중한 사람들이 함께  완성해 주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 찬다.


지금의 가죽공예가도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많은 분들의 응원이 만들어 주었기에, SNS는 내게 큰 힘을 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며칠 전, 엄마와 온 가족들이 함께 6년 전 갔었던 인천 바다로 가족여행을 갔다. 엄마가 좋아하던 바다, 꽃, 나무는 그대로였지만, 변한 건 엄마의 빈자리였다. 그 자리를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며 만들었던 목련 작품으로 채워 보았다.





앞으로 6년 후의 내가 궁금해졌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스며 나와 외면도 빛나는 꽃보다 예쁜 여자가 되어 있을까…





함께라는 위로’라는 곡으로 내게 큰 힘을 준 우리 Dear Gray의 따뜻한 음률로 모든 작가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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